삼성전자 갤럭시 클럽은 11일부터 5월 말까지 약 3개월 간 선보이는 한시적 서비스다. 한시적으로 내놓은 이유가 있다. 시장 반응을 살피기 위해서다. 국내 휴대폰 유통은 이동통신 3사 차지다. 아무리 삼성전자라 해도 이들과 협력하지 않으면 휴대폰 팔기가 쉽지 않다. 그런데 이번엔 독자 판매서비스를 내놨다. 고객 반응이 좋으면 계속 가고, 나쁘면 무리할 이유가 없다.
더 큰 이유는 중고폰 가격이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클럽으로 회수한 중고폰을 리퍼폰으로 되팔 생각이다. 리퍼폰 가격이 정가 50%는 돼야 수지가 맞는다. 하지만 애플 아이폰이 아닌 이상 50%를 받기는 힘들 것이라는 게 대다수 의견이다. 이동통신·중고폰 업계에선 삼성전자가 갤럭시 클럽으로 대당 수만원가량 손해를 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한시적 서비스 후 수지타산을 맞춰봐야 한다. 여기서 중요한 게 ‘반납조건’이다. 손실을 최소화하려면 최대한 추가비용을 들이지 않고 새 것 같은 리퍼폰을 만들어내야 한다.
삼성전자가 반납조건 중 특히 액정에 신경 쓴 것(흠집 1㎜)은 이 때문이다. 생활흠집은 쉽게 처리할 수 있지만, 액정 흠집이 크면 기판까지 갈아야 한다. 수리비가 많이 나올 수밖에 없다.
삼성전자가 반납 조건을 명확하고 세세하게 제시한 것은 판매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예측가능성을 높여 중고폰 반납 시 분쟁을 줄여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준이 지나치게 까다롭다고 생각한 소비자가 서비스를 외면할 우려도 있다. ‘양날의 검’이다.
정부는 삼성전자가 이통사가 아닌 만큼 갤럭시 클럽이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과 관련이 없다고 보고 당분간 추세를 지켜보기로 했다.
김용주 통신방송 전문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