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11일 서울 서초사옥에서 제47기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재무제표 승인, 이사 선임, 이사 보수한도 및 정관 일부 변경 등 안건을 의결했다. 하지만 주총 과정에서 일부 주주들이 사내·외 이사 선임에 반발하며 수차례 표결이 진행됐다.
이날 주총에는 주주, 기관투자자 400여 명과 권오현 대표이사 부회장, 윤부근 대표이사 사장, 신종균 대표이사 사장 등 경영진이 참석했다.
주총에서는 부문별 경영성과 보고, 주주와 경영진 질의응답, 재무제표 승인, 이사 선임, 정관변경이 이뤄졌다.
이인호·송광수 사외이사가 재선임됐고, 박재완 성균관대 국정전문대학원장(전 기재부 장관)이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됐다. 윤부근·신종균 대표이사, 이상훈 사장은 사내이사로 재선임됐다.
그동안 대표이사가 맡아오던 이사회 의장직을 이사 중에서 선임할 수 있도록 하는 정관 변경도 의결했다.
하지만 사내·외 이사 선임 및 재선임 안건 처리 과정에서 일부 주주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반대 의사 표명 끝에 수차례 표결까지 거치면서 주총을 마칠 때까지 3시간 20분 이상 걸렸다. 표결 끝에 모두 원안대로 처리됐다.
이사회 의장인 권오현 부회장은 “올해 세계 경제의 저성장 기조가 고착화 되고, IT업계가 전례 없는 속도로 빠르게 변화함에 따라 생존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며 “임직원 모두가 적극적인 변화와 혁신을 통해 생존 경쟁력을 확보하고, 퍼스트 무버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각 부문별 대표가 나서 지난해 성과와 올해 목표도 제시했다.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은 지난해 매출 75조원, 영업이익 14조8900억 원을 기록했다. D램 45%, 낸드 35%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했으며, 시스템 LSI와 디스플레이 사업에서도 경영성과를 큰 폭으로 개선했다.
D램은 시황 악화에 따른 가격 하락에도 불구하고 20나노 공정 전환을 통한 메모리 고용량화 주도로 매출 증가와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를 확대했다.
시스템 LSI 사업은 14나노 공정 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최첨단 모바일용 AP 제품을 안정적으로 공급했다. 디스플레이 사업도 UHD, 커브드, 초대형 디스플레이 등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를 확대했고, 중국을 중심으로 다양한 OLED 패널 고객을 확보해 전년 대비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
올해 가격하락과 경쟁 격화가 예상되지만,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 등으로 수익성을 높여갈 계획이다. D램은 18나노 최첨단 공정 전환과 함께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 확대로 수익성을 극대화하고, 낸드는 V낸드를 통해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버(SSD) 시장을 확대해갈 예정이다.
평택 고덕산업단지에 차세대 반도체 라인을 건설하고, 바이오 프로세서와 사물인터넷(IoT)용 개방형 플랫폼인 아틱(ARTIK) 출시 등 IoT 시장을 선도하는 제품 개발도 준비할 예정이다.
소비자가전(CE) 부문은 지난해 매출 46조9000억원, 영업이익 1조2500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다소 줄었으나 영업이익은 약 9% 증가했다.
TV사업은 UHD TV를 중심으로 10년 연속 세계시장 점유율 1위를 달성했다. 생활가전 사업은 셰프컬렉션 냉장고, 액티브워시 세탁기 등 혁신제품 판매확대로 매출성장과 수익개선을 달성했다.
올해는 TV사업에서 2세대 SUHD TV를 중심으로 수익성을 더욱 높일 계획이다. 고수익 B2B 사업인 빌트인 키친, 시스템 에어컨도 확대한다. 의료기기 사업은 보급형부터 프리미엄까지 X레이, 초음파 제품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시장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IT·모바일(IM) 부문은 지난해 매출 104조원, 영업이익 10조1000억원을 기록했다. 전체 휴대폰과 스마트폰 시장에서 글로벌 1위를 유지했다. 모바일 결제 서비스인 삼성페이를 성공적으로 도입한 것도 시장의 호평을 받았다.
올해는 스마트폰 시장 성장둔화가 예상되지만, 경영환경 변화를 체질 개선과 역량 강화의 기회로 활용할 계획이다. 지난 2월 바르셀로나에서 공개한 ‘갤럭시 S7’과 ‘S7 엣지’를 글로벌 히트 모델로 만들어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을 주도하고, ‘갤럭시 A’와 ‘J’ 시리즈를 중심으로 보급형 시장 확대도 추진한다.
권건호 전자산업 전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