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성품 수요 약세에 따른 D램 가격 하락세가 지속됨에 따라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과 SK하이닉스 1분기 실적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당분간 이 같은 수요 약세 상황이 계속될 것으로 보여 올해 연간 실적도 뒷걸음질 칠 것으로 예상된다.
13일 증권가는 삼성전자 DS 부문과 SK하이닉스 실적 전망치를 낮춰 잡고 있다. SK하이닉스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5000억원대 후반~6000억원대 초중반까지 떨어진 상태다. 올해 초 전망치는 7000억원대였다. 전망대로 나온다면 지난해 1분기 대비 60%나 이익이 감소하는 것이다.
박영주 현대증권 연구원은 “D램 가격 하락 압박이 강하고 이를 경감하기 위해 출하량 증가 활동을 강하게 추진하지 않아 실적이 당초 예상치를 밑돌 것”이라며 “원가 절감 속도 또한 기대 만큼 나오지 않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D램 원가 경쟁력이 SK하이닉스 대비 현저히 떨어지는 미국 마이크론은 적자를 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미세공정 기술에서 앞서 있는 삼성전자 상황은 그나마 나은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실적 감소는 피해갈 수 없다는 분석이다. 이정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 약세로 삼성전자 반도체 총괄 실적은 감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1분기 삼성전자 DS 부문 영업이익 전망치는 2조6000억원대다. 이 전망대로라면 지난해 1분기(2조9300억원) 대비 11% 감소하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수요 회복 신호가 보이거나 후발 업체라면 의미 있는 20나노 D램 전환 개시가 이뤄져야 실적 감소폭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 2월 말 주력 D램 제품(DDR3 4Gb 1333/1666MHz) 고정거래가격은 1.47달러로 1월 말 대비 7.55% 큰 폭 하락했다. 2014년 11월을 기점으로 가격 하락세는 계속되고 있다. 올 상반기 내내 이 같은 하락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하반기 전망도 그리 좋지 않다. PC 수요가 줄고 스마트폰 성장률이 둔화된 것이 주된 원인이다.
세계반도체무역통계기구(WSTS)는 올해 메모리 반도체 시장 규모가 작년 대비 7.9%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국내 업체는 미세공정 전환을 이루고 생산 원가를 더 낮춰 이 같은 불황을 돌파하겠다는 각오다. 삼성전자는 올해 18나노 D램 양산을 시작하고 비중을 점진적으로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21나노 양산 비중 확대와 더불어 1x나노 D램 공정 개발 작업을 완료하고 내년 양산하는 것이 목표다.
한주엽 반도체 전문기자 powerus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