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알파고 열풍, 우리의 현실은?

Photo Image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바둑 대국으로 인공지능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뜨겁다. 취재 현장에서 느끼는 열기는 갑절 이상이다. 국내외의 수많은 매체가 대국 몇 시간 전부터 장사진을 이뤘다. 포시즌스호텔에 마련된 취재 공간은 비좁기만 하다. 매일 수백 개가 넘는 인공지능 관련 기사가 쏟아진다. 대국 전의 기자간담회에는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이 깜짝 출현, 무게를 더했다.

Photo Image
이세돌 9단(왼쪽)과 에릭 슈미트 구글 알파벳 회장<전자신문DB>

이번 대국의 승자는 구글이다. 마케팅의 승리다. 구글은 인공지능 선두주자라는 이미지를 확실하게 심었다. 구글포토 등 자사 홍보 효과도 천문학적이라는 평가다. 국내외 취재기자만도 수백여명이다.

구글은 사실 인공지능에서 독보하는 기업이 아니다. 시작도 빠르지 않았다. 마이크로소프트(MS), IBM 등 쟁쟁한 글로벌 기업은 기계학습(머신러닝) 등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한 다양한 솔루션을 개발해 왔다. 연구와 투자 규모도 만만치 않았다. 페이스북도 바둑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Photo Image
데미스 하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CEO <전자신문DB>

우리나라와 세계는 며칠 전부터 구글 마케팅 마당으로 변모했다. 인공지능 부문에서 구글은 1위 기업으로 급부상했다. 바둑 뒤에 다가올 구글의 인공지능 관련 기술 발전과 마케팅이 두렵다.

국내 인공지능 기술 수준은 세계 최고와 비교하면 뒤떨어진다.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가 발표한 ‘2014년 ICT기술수준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1위인 미국의 기술 수준을 100으로 잡았을 때 한국은 75.1로 평가됐다. 유럽은 85, 일본은 82.9였다. 미국과의 격차는 2년으로 추정됐다. 국내에서 인공지능 기술은 네이버, 카카오 등 업체가 서비스에 활용한다. 선두주자에 비하면 역부족이다. 국가 차원의 지원 확대와 육성책 마련이 요구된다.

Photo Image
머신러닝 기술을 활용한 네이버 클라우드 서비스 화면 <전자신문DB>

이번 이벤트를 계기로 국내 인공지능 역량을 강화하자는 목소리가 높다. 대국 열기를 국내 인공지능 개발의 현실 개선으로 연결하자는 것이다. 인공지능 분야에 앞선 주자가 있다. 그렇다고 기회가 없는 것은 아니다. 인공지능은 이제 막 출발점을 지났을 뿐이다.

Photo Image
카카오는 다음 뉴스에 기계학습으로 이용자 맞춤형 콘텐츠를 제공하는 시스템 `루빅스`를 적용했다. <사진 카카오>

오대석기자 ods@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