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테크윈이 플립칩 제조 공정상 난제를 해결한 반도체 장비를 개발했다. 플립칩 불량 문제를 획기적으로 줄일 것으로 기대된다. 한화그룹이 삼성테크윈을 인수한 뒤 반도체 장비사업을 강화하는 신호탄이라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한화테크윈은 9일 ‘플럭스(FLUX)’ 도포 유무를 자동 인식할 수 있는 플립칩본더 ‘SFM3’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플립칩본딩은 반도체칩을 기판에 탑재할 때 금속선(와이어)을 이용하지 않고 작은 돌기모양의 솔더범프로 반도체칩과 기판을 직접 융착하는 기술이다. 이 역할을 하는 장비가 플립칩본더다.
‘플럭스’는 플립칩본딩 과정 중 칩과 기판을 연결하는데 쓰이는 물질이다. 대기 중 솔더범프 표면에 생기는 산화막을 제거해 칩과 기판의 정상적인 연결을 가능케 한다.
플립칩본딩에 있어 플럭스는 필수 물질이자 공정인 셈인데 문제는 플럭스 관리가 까다롭다는 데 있다. 투명 용액인데다 극소량이 사용되기 때문에 플럭스가 제대로 도포됐는지 확인이 어려웠다. 플럭스는 칩과 기판을 연결하기도 하지만 플럭스가 없으면 융착이 불가능해 곧바로 불량을 야기한다.
한화테크윈이 개발한 건 바로 플럭스 유무를 자동 확인하는 기술이다. 특수 조명계와 알고리즘을 사용, 극미량의 투명 플럭스를 인식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한화테크윈은 연구소 개발에 머무르지 않고 실제 상용화 단계로 기술 수준을 끌어올려 차세대 플립칩본더에 탑재했다.
한화테크윈 관계자는 “플럭스가 도포되지 않으면 불량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데, 기존 검출방식으로는 극소량의 플럭스 유무를 확인할 수가 없었다”며 “업계 큰 골칫거리 중 하나였던 플럭스 이슈에 대처할 수 있는 기술로 세계 최초로 개발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불량이 발생하기 전 사전 예방할 수 있고 동시에 플립칩 생산을 향상시킬 수 있기 때문에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췄다는 게 한화테크윈 평가다.
한화테크윈은 차세대 기술을 앞세워 해외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기로 했다. 일환에서 최근 대만 대형 장비 유통업체 JIPAL과 계약을 맺었다.
JIPAL은 ASE, 암코(Amkor), SPIL 등 반도체 후공정 분야 글로벌 기업을 주요 고객으로 두고 있는 곳이다.
한화테크윈은 최근 방산·민수사업을 독립경영 체제로 재편하고 각 부문 한화그룹 핵심 인력을 전진 배치하는 등 사업 경쟁력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25년 산업용 장비 글로벌 리더’를 비전으로 선포하고 영업력 강화와 사업 구조 혁신을 추진 중이다.
윤건일 전자/부품 전문기자 ben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