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폭증, 자원 고갈, 기후 문제 등 지구는 다양한 문제에 직면해 있습니다. 과학으로 생긴 문제를 과학으로 해결할 것이 아니라 인문학과 접목해 풀어야 합니다.”
이근영 빅히스토리연구소장(프레시안 경영대표)이 7일 제2회 유미과학문화상을 받았다. 이 상은 유미과학문화재단에서 매년 과학의 성과를 일반 대중에게 알리는 데 공헌한 개인, 단체 등에 수여하는 상이다. 올해는 이근영 빅히스토리연구소 소장과 조지형 빅히스토리협동조합이 공동 수상했다.
이 소장은 책 번역을 통해 빅히스토리를 접하게 됐다. 그는 “한국과 영국에서 영문학, 문화사회학, 정치경제학 등을 전공했으며 (본인은) 평생 인문학만 공부한 사람”이라며 “책 번역을 계기로 대중에게 빅히스토리를 알려야겠다고 결심했다”고 말했다.
빅히스토리는 우주의 시작인 빅뱅부터 현재와 미래에 걸쳐 인문학과 자연과학을 연결해 모든 것의 기원을 설명하는 이야기다.
그가 말하는 우주 역사에는 여덟 가지 임계점이 있다. △우주의 탄생:우주론, 물리학(138억년 전) △최초의 별과 은하:천문학, 물리학(136억년 전) △원소의 탄생:화학, 물리학(135억년 전) △태양계와 지구의 탄생:천문학, 지질학(45억년 전) △생명의 탄생과 진화:생물학(38억년 전) △인간의 등장과 진화:인류학, 고고학(20만년 전) △농업과 문명의 등장:고고학, 역사학(1만년 전) △현대사회의 등장:역사학, 인문학 (200년 전)으로 나뉜다.
빅히스토리는 역사학, 철학, 사회학, 인류학, 천문학, 물리학, 생물학, 화학, 지구과학 등 여러 학문을 넘나들며 우주 관점에서 자연과 인간 역사를 조망한다. 우주 역사는 138억년이지만 학교에서는 5000년 역사를 가르친다. 빅히스토리는 지금 우리가 궁금해 하는 문제, 인간이 지금 처해있는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는 생각에서 시작했다. 지구와 인류가 포함된 138억년 역사를 하나의 일관된 이야기로 이해하려는 노력이다.
이 소장은 학교와 단체에서 200회 이상 빅히스토리를 강의했다. 2012년부터는 토론 모임인 빅히스토리연구소 소장을 맡아 교육과 보급에 노력하고 있다. 그 노력으로 지난해에는 빅히스토리 협동조합이 생겼다.
이 소장은 “현재 인구가 70억명으로 2050년에 100억명을 넘는데 인구 과잉에 자원 고갈, 기후는 뜨거워져 개인적으로 미래가 암울하다고 본다”며 “이것에 대한 원만하고 합리적 해결책을 찾지 못하면 기술 문명이 더 이상 못 간다. 과학자들이 신재생 에너지 개발 등 과학적 해결책을 많이 말하는데 어떤 것이 더 현명한 해결책인지는 제시를 하지 못한다. 이는 5000년간 ‘어떤 것이 행복하고 가치 있는 것이냐’를 물어온 인문학적 질문과 접목이 돼야 답을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과학과 사회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대중강연을 많이 해야 한다. 기업, 단체도 인문학 강좌를 하는 만큼 과학 강좌도 늘려 대중 인식을 올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