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티오피아 정부가 국가 발전을 위한 새로운 돌파구로영남대 새마을개발 모델을 선택했다.
에티오피아 고위관료는 최근 영남대를 방문, 에티오피아 국가 발전에 영남대가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규모 정부 대표단을 이끌고 방한한 쉬퍼로 테클마리암(Shiferaw Teklemariam) 에티오피아 산림환경기후변화부 장관은 지난 3일 최외출 영남대 부총장(국제개발협력원장)을 만났다. 이들은 “우리는 에티오피아의 산림녹화와 환경보존을 위해 한국의 경험을 배우기를 간절히 원한다”며 영남대가 핵심적 역할을 해 줄 것을 요청했다.
에티오피아는 과거 산림이 풍부했다. 하지만 무분별 남벌과 기후변화 탓에 산림이 크게 훼손됐다. 국토 사막화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에 에티오피아 정부는 새마을운동 당시 성공적 산림녹화 경험을 보유하고 환경보존 및 기후변화에 적절히 대응하고 있는 한국의 공공정책을 배우기 위해 쉬퍼로 장관을 단장으로 하는 대규모 정부 대표단을 한국에 파견했다.
대표단은 쉬퍼로 장관 외에 벨레테(Belete) 국무총리실 장관, 케베데(Kebede) 산림환경기후변화부 차관, 쉬퍼로 자르소(Shiferaw Jarso) 주한 에티오피아 대사, 오로미아(Oromia), 소말리(Somali), 티그레이(Tigray) 등 에티오피아 6개 주 주지사 등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최고위 지도자들이 대거 포함됐다.
이들은 3일 영남대를 방문 최외출 부총장으로부터 새마을운동에 대한 기본 이해 및 한국과 에티오피아의 협력 방안에 관한 특별강연을 들었다.
최 부총장은 “에티오피아 수많은 젊은이들이 6.25전쟁에서 고귀한 희생을 했다”면서 “이를 위한 보은의 차원에서라도 영남대는 에티오피아의 산림녹화와 농촌개발, 새마을운동의 현지화를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쉬퍼로 장관은 “진솔하고도 겸허한 자세로 정성과 진심을 담아 에티오피아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최외출 부총장의 말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면서 “에티오피아로 돌아가면 한국의 개발경험과 영남대에서 배운 새마을운동의 원리를 토대로 자국의 산림환경 정책을 새로이 입안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저녁 쉬퍼로 장관은 별도로 최외출 부총장을 만났다. 이 자리에서 한국과 에티오피아의 파트너십 강화, 국립대학인 아와사대학(Hawassa University)과 체계적 새마을교육 프로그램 추진 등을 약속했다.
대표단 일행은 박정희새마을대학원 이요한 교수로부터 ‘한국 새마을운동과 산림녹화 성공’을 주제로 1970년대 전 국민이 참여해 실행한 새마을운동으로 세계에서 유래가 없는 성공적인 산림녹화를 이룬 사례들을 소개 받았다.
이번 대표단에 동행한 데시(Dessi Dalke Dukamo) 남부국가민족주(SNNPR, Southern Nations, Nationalities, and Peoples’ Region) 주지사는 지난해 2월 주정부의 고위공무원단을 이끌고 영남대를 방문해 새마을교육 연수를 받은바 있다.
영남대는 국제개발협력원과 박정희새마을대학원(원장 박승우) 소속 교수 및 연구원들로 구성된 새마을운동 전문 강사진을 지난 2월 23일부터 28일까지 남부국가민족주의 주도인 아와사(Hawassa)시에 파견해 주정부 공무원 700여 명을 대상으로 새마을운동 및 공무원 역량강화 교육을 실시한 바 있다.
에티오피아는 면적이 한국의 11배, 인구가 2배에 달하는 동부 아프리카의 대국이다. 하지만 1인당 국민소득(GNI)은 550달러(2014년 기준) 수준으로 경제적으로 매우 열악한 상태다.
이번 대표단에는 에티오피아 전체 9개 주(Regional State) 중 6개 주의 주지사가 포함됐다. 에티오피아 전체 인구 1억 명 중, 이들 6개 주 인구는 약 6500만 명에 달한다.
오로미아 주의 경우 인구가 3200만 명이며 SNNPR 주는 1800만 명에 달한다. 웬만한 국가보다 인구 규모가 크다.
이들 6개 주의 주지사는 한 목소리로 자신들의 주정부 공무원을 대상으로 영남대가 새마을교육을 실시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번 대표단 방한이 에티오피아 전역에 새마을운동이 전파되는 아주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대구=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