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태의 IT경영 한수]<103>국가 경제 위기를 극복하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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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에서 경기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을 위해 여러 정책을 쏟아 내고 있다. 그러나 각종 정책이 지렛대 역할을 하기보다 정책과 실물경제가 헛돌고 있는 느낌이 든다. 금리를 인하해서 돈을 풀었지만 밑 빠진 항아리처럼 어디론가 사라지고 여전히 소비는 부진하고, 투자는 위축되며, 기업 생산과 일자리 및 가계 소득은 감소하고 있다.

또 언론 보도에 따르면 한국의 구매력평가(PPP) 기준 시간당 평균소득은 2013년 기준 14.6달러로 OECD 회원국 33개국 가운데 22위에 불과했다. 1위인 룩셈부르크(35.7달러)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이는 노동시간이 긴 반면에 생산성이 낮기 때문이다. 지금과 같은 노동시스템으로 가계소득은 답보 상태에 머무를 가능성이 높다.

우리 경제가 더 어려운 국면으로 가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그리고 이러한 어려움이 일반의 경기변동 문제가 아니라 구조 문제라는 것도 잘 알고 있다. 이 때문에 한국은행 총재 등 많은 사람이 근본적인 구조 조정 없이는 한국경제가 더 이상 성장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구조조정은 현실상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기업이나 조직에서는 너무나 당연시하는 성과급 도입만 봐도 그렇다. 기업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당연히 무엇보다 먼저 구조조정을 해야 하지만 우습게도 기업이 완전히 망해야만 구조조정이 가능하다. 이게 우리 현실이다. 돈 벌어서 이자도 못 내는 좀비기업 수가 3000개를 넘었는데도 좀비기업이 청산됐다는 얘기는 듣지 못했다. 이미 우리 기업 현실에서 구조조정이 노사 간 합의가, 그것도 선제 진행은 거의 불가능하다.

그러면 정부 정책과 기업 전략이 헛돌고 있는 이때 무엇으로 우리가 세계 경기 불황을 돌파하고 좀 더 나은 세상을 우리 후손에게 물려줄 수 있을 것인가. 해결책이 보이지 않으면 다시 원점에서 찬찬히 생각해 보는 수밖에 없다.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어려운 경제 상황이 혹시 우리 개개인의 잘못이 아닌가 생각해 보는 것이다. 더욱 구체화하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떨어지고, 수출이 잘 안 되고, 실업자 수가 많은 것이 나 때문은 아닌지 생각해 보자는 말이다. 모든 국민이 지금의 경제 위기는 나 아닌 그들 때문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들이 이 문제를 해결해 주기를 바라고 있는 것은 아닌가? 나는 그저 시키는 대로, 나 하던 대로 하면 된다거나 그렇게 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고 있지는 않은가? 정치가는 선거 때문에 바쁘고, 정책 만드는 사람은 다음 정권에서도 같은 정책을 쓸지 걱정하고, 기업가는 환경이 이런데 무슨 투자를 하느냐고 눈치나 보고 있다면 누가 어떻게 이 문제를 해결할 것인가.

지금 기업에서는 많은 임직원이 회사에 충성을 다하고, 경영 목표를 착실하게 달성하고, 출·퇴근 잘하면 직장생활을 잘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이 정도 수준의 임직원이라면 애플, 아마존, 알리바바, 샤오미를 뛰어넘지 못한다. 임직원이 그렇게 생각하기 때문에 회사가 어려워지는 것이고, 회사가 어렵기 때문에 국가경제가 어려워지는 것이다. 임직원 입장에서는 회장이나 월급 많이 받는 사람이 앞장서서 비전을 펼치고 힘차게 끌어 줘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지금 대기업의 많은 경영자는 자수성가형이 아닌 재벌 2, 3세들이다. 이들이 예전의 창업자들처럼 세상을 꿰뚫어 보는 통찰력과 집요한 실행력을 갖추지는 못한 상태다.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려면 공기업이나 사기업의 임직원이 시키는 일, 해야 할 일을 잘하는 것이 아니라 시키는 일에 덧붙여서 시키지 않은 일 또는 하고 싶은 일을 찾아 나서야 한다. 밑에서부터 새로운 일을 만들어서 위를 치받아 쳐 줘야 한다. 정치가나 기업가들이 제 몫을 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임직원이, 월급쟁이가 사고를 쳐 줘야 한다. 겁나는가? 여기에 역설적으로 월급쟁이들의 생존전략이 있을 수 있다.

지금의 어려운 경제 상황을 해결하는 시작점을 우리 직원 개개인의 정신 개조에 둬 보자. 내가 무엇을 할 수 있느냐, 나 하나가 어떻게 세계 경기의 흐름에 맞설 수 있느냐고 생각하지 말고 나 하나라도 정신 똑바로 차리고 나의 동료, 상사, 경쟁자를 압도할 수 있는 창의성과 생산성과 경쟁력과 실행력을 갖추자고 생각해 보는 것이다. 그리고 오늘부터 나만의 비전 실현을 향해 공부하고 노력하는 것이다. 남을 탓하고 우리 세대가 재수 없다고 한탄만 하지 말고 두 주먹 불끈 쥐고 일어나서 “나는 나를 위해 스스로 노력한다”고 외쳐 보는 것이다.

나라가 어려움에 처해 있었을 때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구국의 마음을 먹어야 하고, 그런 국민이 많아졌을 때 국가 위기를 헤쳐 나갈 수 있다. 우리 경제가 힘이 없는 이유는 우리 제품이나 서비스가 국제 경쟁력이 없기 때문이다. 국가 경쟁력 저하는 기업 경쟁력 저하이고, 이는 곧 나의 경쟁력 저하 때문이다. 나를 위해 스스로 노력하면 그게 곧 우리 회사를 위하는 길이고, 우리나라 경제를 위하는 길이다.

CIO포럼 명예회장(명지대 교수) ktle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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