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MWC 2016]스펙경쟁 버린 삼성, 더 돋보인 갤럭시S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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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WC 2016 삼성전자 갤럭시 S7 언팩 행사가 21일 오후 7시 (현지시각) 스페인 바르셀로나 컨벤션센터(CCIB)에서 열렸다.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이 갤럭시 S7·S7 엣지를 발표하고 있다.바르셀로나(스페인)=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파이오니어 오브 모바일 테크놀로지.’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사장)은 21일 스페인 바르셀로나 컨벤션센터(CCIB)에서 열린 ‘삼성 갤럭시 언팩 2016’에서 삼성전자를 ‘개척자’로 표현했다.

모바일 기술에서만큼은 남들이 꿈만 꾸던 것을 가장 앞서 현실로 만들었다는 자부심이다. 그런 그가 자랑스럽게 공개한 갤럭시S7과 S7 엣지는 지금까지와는 개척 방향이 달랐다.

숫자 우위의 무분별한 기능 경쟁보다는 내실을 다지고 사용자를 이해하려는 노력이 어느 때보다 강하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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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S7(위)과 갤럭시S7 엣지

물론 이날 행사에서도 숫자 경쟁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삼성전자가 강점을 가진 카메라를 소개할 때 그랬다. 애플 아이폰6S플러스와 카메라 성능을 일일이 비교하며 우위를 강조했다.

그럴 만도 했다. 갤럭시S7·S7 엣지에는 스마트폰 세계 최초 ‘듀얼 픽셀 이미지센서’가 들어갔다. 피사체를 담는 이미지 픽셀을 두 개로 구성해 듀얼카메라 효과를 냈다. 이미지와 함께 거리차까지 측정할 수 있다고 삼성전자는 설명했다. 어두울 때도 빠르게 초점을 맞추는 데 제격이다.

전면과 후면카메라 모두 조리개값을 F1.7까지 끌어내렸다. 어두워도 빛을 많이 받아들인다는 의미다.

화소수는 1200만으로 오히려 전작보다 400만이 줄었다. 1600만에서 2000만으로 가지 않고 오히려 반대 길을 택한 것이다. 삼성전자가 1600만화소를 가질 때 아이폰은 고작 800만이었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단순히 숫자만 비교해 삼성전자 손을 들어주지 않았다. 결정적으로 프리미엄을 표방하는 중저가폰 사양이 너무 높아져 숫자 경쟁이 의미가 없어졌다. 삼성전자가 내실·본질에 더욱 집중한 것은 이런 상황을 정확히 파악했기 때문으로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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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WC 2016 삼성전자 갤럭시 S7 언팩 행사가 21일 오후 7시 (현지시각) 스페인 바르셀로나 컨벤션센터(CCIB)에서 열렸다. 취재진들이 기어VR을 쓰고 언팩 발표를 듣고 있다.바르셀로나(스페인)=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이런 정황은 곳곳에서 만날 수 있었다. 저스틴 데니슨 부사장이 갤럭시S7을 소개할 때 그가 제일 먼저 언급한 것은 ‘퀵 액세스 앱’이었다. 앱을 한쪽에 좁고 길게 배열함으로써 한 손으로 조작하기 쉽게 한 기능이다. 화면이 커진 갤럭시S7 엣지에 적용했다. 연이어 올웨이즈 온과 생활방수 기능을 강조했다. 올웨이즈 온은 화면이 꺼진 상태에서도 시계나 달력 같은 필수 정보를 화면 상단에 커다랗게 표시해주는 기능이다. 전작에서 생활방수 기능을 이전보다 줄였던 삼성전자는 이번에 더욱 강화(IP68)했다. 카메라 이야기가 나온 것은 그 다음이었다.

더 보태고 뺄 것 없는 디자인은 과감하게 전작 그대로 뒀다. 큰 변화를 주지 않았다. 갤럭시S7 엣지 화면을 조금 키우고 커브드 글라스 적용범위를 조금 넓혔을 뿐이다.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 기능은 대폭 강화했다. 배터리가 대표적이다. 용량을 크게 늘렸다. 갤럭시S7은 S6(2550㎃h)보다 배터리 용량이 18%(3000㎃h) 증가했다. S7 엣지는 S6 엣지(2600㎃h)보다 38%(3600㎃h) 늘었다.

게임·가상현실(VR)·360도 카메라 등 엔터테인먼트 요소를 강화한 것도 특징이다. 하드웨어 스펙 경쟁을 벗어나 스마트폰 외연을 끊임 없이 넓혀나가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게임론처·게임툴즈 등 게임에 최적화된 기능을 다수 집어넣었다. 스마트폰 최초로 모바일과 PC, 콘솔에서 모두 사용 가능한 통합 차세대 표준 그래픽(API) ‘불칸’을 지원하기도 했다. 지난해 우리나라와 미국에만 출시했던 삼성페이를 올해 호주와 브라질·캐나다·중국·싱가포르·스페인·영국 7개국에 추가 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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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현지시각) 삼성전자 갤럭시 언팩 행사장에 깜짝 등장한 마크 저커버그와 고동진 삼성전자 사장이 악수하며 인사하고 있다.바르셀로나(스페인)=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VR에 거는 기대가 커 보였다. 언팩 행사장 5000여 객석에 기어 VR를 한 대씩 비치해 참가자들을 놀라게 했다. 갤럭시S7을 처음 공개한 것도 기어 VR를 통해서였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가 깜짝 등장해 VR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삼성은 VR를 구현하기 위한 최고의 하드웨어 기술력을 가졌고 페이스북은 최고의 VR 소프트웨어 오큘러스를 가졌다”며 “VR는 다음 세대 플랫폼으로서 우리가 사는 모습을 바꿀 것”이라고 말했다. 두 회사는 향후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처음 공개된 ‘삼성 기어 360’은 180도 어안렌즈 두 개로 360도를 촬영, 기어 VR를 통해 감상할 때 최고의 현장감이 느껴지도록 했다.

고동진 사장은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이를 둘러싼 다양한 제품과 콘텐츠, 서비스를 통해 종합적 경험과 가치를 소비자에게 제공할 것”이라며 “끊임없이 새로운 기술과 영역에 도전해 모바일 시장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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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어 360

갤럭시S7vs갤럭시S6

자료:삼성전자

[여기는 MWC 2016]스펙경쟁 버린 삼성, 더 돋보인 갤럭시S7

특별취재팀 바르셀로나(스페인)=강병준 부국장(팀장 bjkang@etnews.com)
홍기범부장, 안호천·박지호·김용주기자 kbhong@etnews.com
서울=권상희부장, 유창선기자 shkw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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