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태의 IT경영 한수]<102>생각이 바뀌면 운명도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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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들어 보지도 못한 흙수저론이 이제는 유행어 가운데 대세가 되었다. 이와 더불어 은수저, 금수저론이 나오더니 헬조선이라는 말도 이제 전혀 생소하지 않다. 흙수저론은 아무리 노력해도 성공할 수 없는 젊은이들의 절망감을 총칭하고 있다. 흙수저론의 근저에는 ‘선천성’이라는 뜻을 내포하고 있다. 재벌 2세로 태어난 금수저들은 별다른 노력을 안 해도 30대에 임원이 되고 40대에 회장이 되고 있다. 그러니 상대적으로 취직조차 어려운 젊은이들이 자기 자신을 흙수저라고 부르는 것이다.고등학교 반창회에 가끔 참석한다. 옛날 얘기를 하면 정말 어렵게들 학교 다녔구나 하는 것을 알고 놀라게 된다. 아니 어떤 때는 감동도 하고 그래서 존경스럽다는 생각조차 들기도 한다. 지금 우리가 단군 이래 가장 잘살게 된 것도 이렇게 우리 아버지들, 우리 형제, 우리 이웃들이 이를 악물고 노력했기 때문이다. 우리 아버지 때에는 모든 이웃이 흙수저였다.

1960, 1970년대에는 대학 입학금이 없어서 독지가에게 눈물로 도움을 청하는 기사도 심심치 않았다. 잘사는 집안의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하숙비와 등록금을 동시에 해결하는 입주과외는 경제 사정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구직처였다. 등록금 마감 날 학교 벤치에서 울고 있는 동기생에게 교수님이 등록금을 대신 내준 사례도 있다. 의대에 합격한 형이 동생들도 공부해야 한다고 해양대학로 옮겨 간 친척 형도 있었다. 남대문에서 옷 장사로 돈을 벌어서 4수만에 대학에 들어온 친구도 있었다. 고시 공부를 한다고 잠 안 오는 약을 상복하던 친척 형도 있었다. 이들은 지금 모두 잘살고 있다. 남부럽지 않게 살고 있다. 흙수저 눈에는 이들이 지금 금수저나 은수저로 보일 것이다. 오늘날 개천에서 용 나기 어렵다고 하지만 예전에도 어렵기는 마찬가지였다. 차이는 얼마나 독하게 노력했느냐가 있을 뿐이다.

동서고금을 통해 노력하면 분명히 성공한다. 성공하지 못한 사람은 성공하기 전에 포기한 사람일 뿐이다. 지금 흙수저들이 세상을 한탄하면서 자기 자신을 자조하며 비하하고 있다. 그러나 이 흙수저를 구제해 줄 사람은 정치가도 선생님도 종교도, 눈물을 닦아 주는 작가도 아니다. 바로 자기 자신이다. 흙수저가 금수저로 되는 것도, 반대로 금수저가 흙수저로 되는 것도 바로 자기 자신에게 달려 있다. 세상은 흙수저가 금수저 되고 금수저가 흙수저 되면서 돌고 도는 법이다. 누가 인생의 큰 바퀴를 어느 방향으로, 얼마나 힘 있게 돌리느냐의 차이뿐이다.

과연 흙수저들은 성공할 만큼 노력을 했는가. 해도 해도 안 된다고 하지만 정말 어떤 노력을 했는지 묻고 싶다. 자칭 흙수저가 젊은 사람들인 것을 보면 아직 인생에서 시간이 많은 편이다. 이들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사회를 어쩔 수 없는 장벽으로 볼 것이 아니라 지금의 금수저, 아니면 금수저의 부모들이 어떻게 노력했는지 공부하고 따라 하는 것이다.

사회 측면으로도 예전에는 중·고등학교 시험을 통해 공부에 소질이 없는 사람은 굳이 대학을 가지 않고 바로 취업전선에 뛰어들었다. 그리고 꼭 학위가 필요한 사람은 직장에 다니면서도 대학을 마쳤다. 지금은 고등하교 졸업자의 대학 진학률이 90%다. 공부에 소질이 있든 없든 사람들이 모두 대학을 나오고 대졸 학위에 맞는 자리와 처우를 원하다 보니 그렇지 않아도 줄고 있는 취직자리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게 되었다. 결과적으로 지금 우리 사회의 사교육비 규모가 어마어마하다. 투자수익률이 형편없는 잘못된 사회적 투자가 이루어지고 있는 셈이다.

지금 대졸자에게 가장 인기 있는 직장은 몇몇 대기업을 제외하고 월급은 적지만 일이 많지 않고 오래오래 다닐 수 있는 곳이다. 그래서 공무원, 공기업, 교사, 교직원 자리를 찾고 있다. 이처럼 대졸자 대부분이 몇몇 한정된 자리에 몰림으로써 경쟁에서 밀리는 사람이 더 많아지다 보니 이들의 입에서 흙수저라는 한탄이 나오는 것이다.

이들은 이미 태어날 때부터 자기는 흙수저의 운명으로 타고 났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가난은 나라도 구제해 주지 못한다는 말이 있다. ?수저라고 한탄만 한다고 해서 누구 하나 동정을 하거나 도움을 주지 않는다. 자신이 흙수저라고 생각한다면 오히려 자기 자신에 대해 부끄러워해야 할 일이다. 젊은 나이에 벌써 포기하고 골방에 들어앉아서 댓글로 사회를 씹는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스스로 생각을 바꾸어서 흙수저를 금수저로 만드는 그런 사례를 바로 내가 당당하게 이루어 보이겠다는 의지로 주먹을 불끈 쥐어야 한다. 지금부터라도 자기 능력에 맞는 목표를 세우고 착실하게 노력해 나가야 한다. 지금의 내 모습은 과거의 내가 스스로의 힘으로 만든 것이다.

생각이 바뀌면 운명도 바뀐다. 흙수저는 결코 선천성이 아니다. 모든 사람이 젊었을 때는 다 같은 흙수저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흙수저를 대물림하는 사람과 금수저로 변해 있는 사람이 있을 뿐이다.

CIO포럼 명예회장(명지대 교수) ktle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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