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지진에도 LCD 공급과잉 변화는 `미미`

세계 TV용 디스플레이 패널 시장 2위 기업인 대만 이노룩스가 지진 피해로 39.5인치 TV용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생산에 일부 타격을 입었다. 이노룩스가 일시적으로 해당 제품 공급 문제는 겪을 수 있지만 전체 패널 시장 공급과잉을 해소할 수준에는 못 미칠 것으로 보인다. 39.5인치 패널이 주력 제품군이 아닌 틈새 제품군이라는 점에서 영향력은 더욱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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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과 중국 언론은 대만 이노룩스가 이번 지진으로 난커에 위치한 5·6세대 라인에 피해를 입었다고 보도했다. 내달 초에나 정상 가동이 가능할 것으로 보여 일시적인 공급 문제가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이노룩스는 중국 CEC-판다에 의뢰해 일부 물량을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해 수급 차질을 최소화하는 데 나섰다.

이노룩스가 지진 피해를 입은 라인은 스마트폰, 노트북 등 중소 IT제품용 패널을 생산하는 5세대 라인과 39.5인치 패널을 생산하는 6세대 라인이다.

6세대 라인은 40인치급 대형 TV용 패널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지난 2012년 라인을 개조해 39.5인치 패널을 양산하는 곳이다. 세계적으로 39.5인치 패널을 공급하는 제조사는 이노룩스가 유일하다. 이노룩스는 40인치, 42인치 등 타사 40인치급 제품군과 경쟁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틈새 제품인 39.5인치를 생산한다.

이번 지진으로 이노룩스 6세대 공장 설비가 심각한 시스템 손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르면 내달 초부터 정상 운영할 수 있을 것으로 현지 언론은 전했다. 5세대 공장은 일부가 물에 잠겼으나 시장 비수기인 노트북 등 IT제품용 패널을 주로 생산하고 있어 수급 차질은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노룩스는 중국 CEC-판다에서 39.5인치 패널을 OEM으로 확보할 계획이다. 타이난과 가오슝에 위치한 7.5세대와 8세대 라인은 별다른 피해 없이 정상 가동 중이다.

이노룩스 6세대 라인은 월 2만5000장 규모 생산능력을 갖췄다. 중국 CEC-판다에서 OEM을 해 패널 수급 차질을 최소화할 방침이지만 일부 영향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39.5인치 패널 수급이 빠듯해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화웨이가 중저가 스마트폰용 5인치 온셀 터치 기판 수급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됐다. 현지 언론은 IHS 관계자 발언을 인용해 이 같이 보도했다.

이노룩스가 화웨이에 중저가 스마트폰용 5인치 온셀 터치 기판을 공급하는데 이를 생산하는 5세대 라인이 일부 지진 피해를 입었기 때문이다. 중저가형 5인치 휴대폰 기판 수급이 이미 부족한 상황에서 지진 영향으로 더 악재가 됐다는 분석이다. 이노룩스 5세대 라인은 월 2만2000장 생산능력을 갖췄다.

이번 지진으로 이노룩스 실적과 시장 점유율에 얼만큼 영향을 미칠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이노룩스는 지난해 제품 순매출 3641억3300만 대만달러(약 13조4365억원)로 전년 대비 -5.1%, 영업이익은 466억3800만 대만달러(약 1조7209억원)로 -7.3% 역성장했다.

국내 업계에서는 대만 지진이 전체 디스플레이 공급 과잉을 해소할 정도로 영향력이 크지 않은 것으로 내다봤다. 이노룩스의 경우 대형 TV를 생산하는 7.5세대와 8세대 라인 피해가 없고 중소형 라인 위주로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가근 KB투자증권 연구원은 “공급과잉이 가장 큰 화두인 대형 LCD 패널 수급에 거의 영향을 주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며 “실제 피해가 있더라도 중국 업체들이 LCD 생산량을 빠르게 높이고 있어 효과를 상쇄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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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TV용 패널 공급량 순위 (자료: 위츠뷰)

배옥진 디스플레이 전문기자 witho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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