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칩 ‘EMI 차폐’ 적용…스퍼터·핸들러 등 장비업체 수혜
애플이 ‘아이폰7’에 전자파 차폐 기술을 적용한다. 핵심 칩 전자파 간섭을 줄여서 기기 성능을 높이려는 조치다. 스마트폰 전자파 공포를 해소하겠다는 전략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와 모뎀을 포함한 각종 디지털 칩, 무선주파수(RF), 커넥티비티(무선랜·블루투스) 칩 등에 전자파간섭(EMI:Electro Magnetic Interference) 차폐(Shield) 기술을 적용한다.
그동안 인쇄회로기판(PCB)과 커넥터에 EMI 차폐 공정을 적용했으나 핵심칩 대부분에 EMI 차폐 기술을 적용하는 건 처음이다. 최근 디지털 칩 동작 클록이 높아지면서 무선통신 간섭 등 악영향을 미친 탓에 차폐를 결정했다.
EMI 차폐 기술을 적용하면 전자파 간섭으로 인한 예상치 않은 이상 동작을 방지한다. 회로 기판도 더욱 오밀조밀하게 구성할 수 있다. 칩 사이의 실장 거리를 좁히면 남는 면적을 배터리에 할애, 사용시간을 더 늘릴 수 있다. 신규 공정 추가로 핵심 칩 원가는 높아진다.
애플은 스태츠칩팩과 앰코에 아이폰7용 핵심 칩 EMI 차폐 처리를 맡겼다. EMI 차폐 공정은 모두 양사 한국 내 공장에서 이뤄진다.
반도체 칩 EMI 차폐는 패키징 표면에 초박 금속을 씌우는 공정을 추가함으로써 이뤄진다. 패키징 업체는 초박형 금속 차폐재를 씌우는 스퍼터(Sputter) 장비를 도입해 이 공정을 수행한다. 패키징된 칩을 EMI 차폐 스퍼터에 올리고(로더) 차폐 작업을 마친 칩 패키지를 다시 꺼내는(언로더) 핸들러 장비도 필요하다. 스퍼터와 핸들러 장비 경쟁력은 안정성, 정밀함, 속도 등이다. 차폐를 위한 금속 물질을 칩 위에 고르게 뿌려 줘야 한다. 핸들러 장비 역시 정밀하고 빠르게 칩 패키지를 스퍼터에 올리거나 내릴 수 있어야 한다.
애플은 지난해에 출시한 ‘애플워치’ 핵심 칩 패키지 ‘S1’에 EMI 차폐 기술을 처음 적용했다. 아이폰7용 핵심 칩에도 해당 기술을 적용하고자 지난해부터 패키징 업계와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장비 협력사도 직접 지목, 패키지 업체가 발주하도록 유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스태츠칩팩과 앰코는 지난해 말부터 국내 EMI 차폐용 스퍼터, 핸들링 장비 업체 수 곳과 공급 계약을 연이어 체결했다. 규모가 수백억원대에 이른다. 상반기 내 추가 발주 계약도 이뤄질 전망이다.
애플이 아이폰7용 핵심칩에 EMI 차폐 기술을 도입함으로써 다른 스마트폰 업체도 도입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업계 관계자는 “디지털 칩 동작 클록이 높아진 데다 최근 3D 터치 등 다채로운 기능이 덧붙여지면서 전자파 간섭을 줄이는 것이 업계 주요 화두로 떠올랐다”면서 “과거 사례로 볼 때 애플 이후 다양한 스마트폰 업체가 EMI 차폐 기술을 핵심침에 적용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패키징, 관련 장비 업계가 큰 혜택을 볼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한주엽 반도체 전문기자 powerus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