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면적 터치, 우리가 이끈다"…삼성이 투자한 `지투터치` 노트북 터치 시장서 두각

대만 기업이 장악한 대면적 터치스크린 시장에 한국 기업이 판도 변화를 일으켜 주목된다. 대면적 터치스크린은 노트북·모니터·태블릿 등에서 수요가 확산되고 있지만 우리나라에서 이에 대응한 곳은 전무했다.

주인공은 경기도 판교에 위치한 ‘지투터치’. 지투터치는 지난해 7월부터 노트북용 터치스크린을 양산하며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글로벌 노트북 업체인 델·HP·삼성전자 제품에 터치스크린을 잇따라 공급했다. 올해 이미 승인 받은 모델만 30여개에 이른다.

노트북이나 모니터 화면에서 터치 입력을 가능케 하는 대면적 터치스크린은 TPK, 한스타 등 대만 기업이 강세를 보였다. 대만은 PC와 LCD 산업이 고르게 발달하고, 대·중·소기업 간 분업화가 이뤄져 대면적 터치 기술도 함께 발전했다.

하지만 한국 터치스크린 산업은 스마트폰 위주로 한 소형 제품 중심이었다. 대면적에 대한 관심은 낮았다. 인프라가 취약한 국내에서 지투터치가 대응할 수 있었던 건 끊임없이 자체 기술력을 쌓아왔기 때문이다. 지투터치는 2009년 설립 이래 지금까지 ‘터치’한 우물만 팠다. 독자적인 센서 패턴, 터치구동 알고리즘, 터치IC를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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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호 지투터치 사장은 디스플레이 전문가다. 이 사장은 삼성전자 LCD사업부에 입사해 국내 최초로 휴대폰에 컬러 TFT LCD를 도입했다. 일명 ‘이건희폰(모델명 T100)’으로 불리는 휴대폰 LCD 모듈을 개발한 주역이다.

그는 “T100 프로젝트를 담당했던 경험을 살려 TFT LCD 기술의 여러 장점을 터치스크린에 접목하고자 하는 아이디어를 냈고, 이런 발상을 계기로 포인트(점) 방식 터치스크린을 발명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지투터치가 시장에서 부상한 것은 LCD 일체형 터치스크린 원천 기술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얇은 두께와 높은 투과율을 구현하기 위해 디스플레이 제조업체는 일체형(온셀, 인셀) 터치를 적용하려는 추세다. 그러나 기술적인 어려움과 공정 문제로 일체형 터치를 안정적으로 공급받지 못하고 있다. LCD에서 발생하는 간섭(노이즈)이 터치에 영향을 미쳐, 풀HD 이하로 해상도를 제한해야 하거나 시야각이 좁은 패널을 써야만 했다.

지투터치 기술은 터치센서 패턴과 디스플레이 전극 사이 간격이 수 마이크로미터로 가까워져도 노이즈가 적고, 비동기식 구동방식으로 LCD 해상도·크기와 상관없이 적용할 수 있다. 또 윈도 글라스를 필요로 하지 않고 공정도 단순화해 비용 절감과 디자인을 한단계 끌어 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삼성은 이 같은 기술력에 주목하고 지투터치에 투자했다. 지투터치는 삼성벤처투자, 스틱인베스트먼트, 산업은행 등으로부터 총 1000만달러(약 120억원)를 투자 받았다. 현재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전자와 협력 관계를 맺고 있다.

작년 7월 양산을 시작한 노트북용 대면적 터치는 지투터치의 첫 양산 제품이다. 창업 6년 만에 거둔 성과로, 지난해 하반기 55억원이란 의미 있는 매출을 가져다줬다.

지투터치는 올해 대면적 터치 사업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대만과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와 거래로, 노트북 등에 공급을 확대할 방침이다.

글로벌 노트북 시장은 연간 2억대 규모로, 30% 가까운 제품에 터치 기술이 도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마이크로소프트가 터치 입력과 모바일에 적합한 운용체계(OS)를 출시해 전망이 긍정적이다.

지투터치는 이와 동시에 LCD 일체형 터치 기술로 스마트폰과 같은 모바일 시장에도 진입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성호 사장은 “지투터치는 작은 벤처기업이지만 등록 출원된 특허가 200여건에 달할 정도로 차별화된 기술력과 세계적인 터치 기업 이상의 특허를 가지고 있다”며 “국산 기술로 세계 중대형 터치스크린 시장을 선도하는 것이 1차 목표”라고 강조했다.

<자료: 지투터치>

자료: 지투터치

윤건일 전자/부품 전문기자 beny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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