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투자를 위한 대기성 자금인 고객예탁금이 올해 들어 2조원 가까이 줄었다.
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4일 현재 장내파생상품 거래예수금을 제외한 고객예탁금(투자자예탁금)은 20조6607억원이다. 지난해 마지막 거래일이던 12월 30일의 22조6956억원에서 2조349억원(8.97%) 감소했다.
고객예탁금은 투자자가 주식을 사려고 증권사에 맡겨 놨거나 주식을 판 뒤 찾지 않은 대기 자금이다. 고객예탁금은 지난해 7월 20일 24조7030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으나 이후 증시가 조정국면을 보이면서 줄곧 21조~22조원대에서 움직였다. 올해 들어서는 지난달 4~5일 이틀간만 22조원대를 기록했을 뿐 평균 21조1000억원 수준에 머물렀다.
고객예탁금이 줄어든 것은 그만큼 주식거래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려는 투자자가 감소했다는 뜻이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고객예탁금 감소가 반드시 주식 거래 위축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면서 “하지만 적어도 투자자들 사이에 주식거래를 회피하려는 경향이 커졌다고는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고객예탁금은 주가 변동과 큰 연관이 있다. 주가가 오르면 늘고 반대로 떨어지면 감소한다. 국제유가와 중국 경기 등 불안 요인이 계속 남아있어 증시 분위기 전환이 쉽지 않은 상황인 만큼 고객예탁금은 당분간 더 정체 상태에 머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황 실장은 “국제유가가 얼마나 더 떨어질지 모른다는 불확실성이 여전히 크다”며 “중국발 리스크에 따른 변동성도 상당한 수준으로 남아있어 투자자들이 주식시장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인센티브가 많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유선일 경제정책 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