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부진, 석유 이어 자동차·반도체로 번지나…정부 "주력 산업 모니터링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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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부진이 유가 하락에 직접 영향을 받는 석유 제품에 이어 자동차, 휴대폰,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주력 산업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 우리 경제를 떠받치던 주력 제품 수출 경쟁력 약화로 산업 전반의 활력이 약화되고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수출은 새해 들어서도 부진 늪을 헤어나오지 못했다. 지난달 수출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20% 가까이 줄어, 6년 5개월만에 최대 감소 폭을 기록했다. 문제는 대외 환경 변화와 수출 경쟁력 저하 등 대내외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수출 부진이 장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달 수출이 367억달러를 기록, 작년 같은 기간(451억달러)보다 18.5% 줄었다고 1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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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수출 감소 폭은 2009년 8월(20.9%) 이후 최대 감소 폭이다. 산업부는 지난달 수출 부진 원인으로 조업일수와 선박 수출이 감소한 일시적 요인에 유가 급락과 중국 등 글로벌 경기 부진, 주력 품목 단가 하락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밝혔다.

품목별로는 석유제품과 석유화학을 비롯해 자동차, 휴대폰, 반도체 등 주력 품목 수출이 동반 감소했다. 석유제품·석유화학 수출은 유가 급락 여파로 16억달러 감소했다. 이는 작년 1월에 비해 두바이유 가격(배럴당 26.9달러)이 40% 이상 떨어진 여파가 컸다.

문제는 자동차, 휴대폰,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주력 품목으로 수출 부진이 확산하고 있다는 점이다. 평판디스플레이 수출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30.8% 감소한 가운데, 자동차(-21.5%), 반도체(-13.7%), 휴대폰(-11.8%)도 동반 하락했다. 단가 하락 등 계절적 요인도 있지만, 중국과 경쟁 심화 등 구조적인 산업 변화 추이 가능성이 제기되는 배경이다.

이인호 산업부 무역투자실장은 “최근 수출 부진은 유가 하락과 신흥국 수요 부진으로 인한 단가 하락 외에도 주력 품목 수출 경쟁력 약화에 따른 영향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자동차를 비롯한 주력 품목 수출 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 하고 있으며, 별도 보완 대책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역별로는 유럽연합(EU)이 증가세로 전환했지만, 대부분 주력 시장 수출이 감소했다. 중국은 제조업 경기 악화와 경기 둔화 우려, 공급과잉에 따른 단가 하락 여파로 20% 이상 급감했다. 또 달러화 강세에 따른 단가 하락과 철강·반도체 수출 부진이 겹친 미국도 10% 가까이 감소했다. 중동 수출도 저유가 심화로 인한 경기 부진으로 30% 이상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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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최근 수출 부진은 단기간에 회복되기는 힘들다는 전망이다. 산업부는 저유가 장기화와 중국 등 신흥국 경기 둔화 심화로 대외 여건이 당초 예상보다 악화되고 있어 수출 회복 여건이 녹록치 않다고 밝혔다. 이에 정부는 모든 정책 역량을 집중해 수출 부진을 타개할 수 있도록 범정부적 총력지원체계를 가동한다는 계획이다.

이인호 실장은 “유가 하락과 함께 주요 시장 성장률 전망이 계속 하향되는 등 대외 수출 여건이 당초 예상보다 안 좋게 흐르고 있다”며 “범부처 공동 민관합동수출투자대책회의와 한-이란 경제공동위 개최 등 전방위적인 지원체계로 수출 부진을 타개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달 수입은 314억달러로 작년보다 20.1% 감소했다. 무역수지는 53억달러 흑자로 48개월 연속 흑자를 이어갔다.

[1월 주요 품목 수출 증감률] (단위:%)

(자료:산업통상자원부, 전년동기대비)

수출 부진, 석유 이어 자동차·반도체로 번지나…정부 "주력 산업 모니터링 중"

양종석 산업경제(세종) 전문기자 jsy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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