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용 IoT, SK텔레콤 주도 `로라`가 대세

소물인터넷(Internet of Small Thing) 통신 표준이 SK텔레콤이 가입한 ‘로라 얼라이언스’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주도권 경쟁을 벌였던 KT 주도 ‘시그폭스’는 한풀 꺾이는 추세다. 시그폭스가 폐쇄적인 정책을 고집하면서 관련 업계에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지적이다.

로라는 개방성이 가장 큰 무기여서 오픈 플랫폼이 대세로 굳어질 전망이다.

KT와 시그폭스 동맹이 무산될 가능성이 커졌다. 시그폭스는 소물인터넷 통신기술 UNB로 삼성전자를 비롯한 글로벌 정보기술(IT) 업계에서 관심을 받는 프랑스 벤처기업이다. 별도 기지국이나 중계 장비 없이 기기에 칩세트를 올려 저전력으로 소규모 데이터를 주고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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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폭스는 지난해 SK텔레콤과 KT 가운데 협력 파트너 선정을 놓고 주목을 끌었다. SK텔레콤이 ‘로라 얼라이언스’에 가입하자 KT와 협업했으며 세부 사안을 논의했다. 그러나 현재까지 별 진척이 없어 협력이 틀어졌다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KT는 “구체적 내용은 결정되지 않았다”는 답변이지만 KT가 시그폭스 제안에 부담스러워 한다는 게 중론이다. 한 KT 협력사 임원은 “협상이 난항을 겪는 데는 시그폭스가 자사 정책을 KT에게 무리하게 적용하려는 분위기 때문”이라며 “KT가 적극적인 투자를 하지 못하는 배경”이라고 내다봤다. 투자 금액을 둘러싸고도 KT와 시그폭스간 대화가 잘 풀리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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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시그폭스 사태로 반대급부를 얻는 쪽이 로라 얼라이언스다. 로라는 20㎞ 이상 범위에서 10년간 지속되는 배터리 수명으로 IoT를 구현한다. 기존 인프라에 쉽게 구축할 수 있어 글로벌 제조사와 통신사가 관심을 가지는 기술이다.

국내에서는 SK텔레콤이 로라 얼라이언스에 가입하면서 ‘SK텔레콤·로라 VS KT·시그폭스’ 경쟁 구도를 만들었다.

최근 시스코와 SK텔레콤 IoT 협력도 로라 기술에 힘을 싣는다. SK텔레콤과 시스코는 신규 IoT 솔루션을 개발하기 위한 양해각서를 지난달 교환했다. 시스코도 로라 회원으로 SK텔레콤 ‘기여 멤버’보다 단계가 높은 ‘스폰서 멤버’로 활동하고 있다. 시스코코리아는 “로라 통신도 다양한 IoT 기술 가운데 표준화하기 위한 대상 중 하나지만 센서와 네트워크 사이 통신 체계에 적합하기 때문에 IoT 성장과 함께 주목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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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성 SK텔레콤 종합기술원장(왼쪽)과 스콧 푸오폴로 시스코 글로벌 통신사업본부 부사장이 IoT 플랫폼 공동 연구를 위해 양해각서(MOU)를 교환했다.

업계에서는 특정기업 독자 기술이 소물인터넷 등 IoT 경쟁 체제에서 주도권을 잡기는 쉽지 않다고 평가했다. 다기업 연합인 로라 얼라이언스가 부각되는 배경이다. HW 제조사와 이동통신사, 네트워크 장비 업체 등 참여 기업이 많을수록 기술 자체가 플랫폼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

LG유플러스가 독자적 산업용 IoT에 최적화된 ‘협대역 IoT 포럼’을 운영하면서도 화웨이·에릭슨·노키아·차이나모바일 등 다양한 업체를 포함시켜 협력하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IoT 산업은 한두 기업으로 경쟁력을 갖추기 어렵다”며 “여러 기업이 협력하는 개방형 전략을 갖춰야 시장을 주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그폭스와 로라 기술 비교>

시그폭스와 로라 기술 비교

<소물인터넷 개요>

소물인터넷 개요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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