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업계가 서버·스토리지 등 컴퓨팅 인프라로 네트워크 서비스를 구현하는 기술을 내놓는다. 기지국 등 전통적 네트워크 설비 없이 데이터센터를 통해 통신할 수 있는 시대가 열릴 전망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외 통신사와 네트워크 장비업체가 x86 서버 위에서 네트워크 환경을 구현하는 연구개발(R&D)을 진행한다. 통신 장비와 정보기술(IT) 인프라 융합이 핵심이다. 서버 등 장비에서 네트워크 기능을 구현하는 게 목표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시스코와 에릭슨의 업무 협력으로 기술 공유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며 “시스코 네트워크 기술과 에릭슨 통신 기술을 합쳐 새로운 네트워크 장비도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통신기능을 소프트웨어(SW)로 가상화해 x86 서버와 결합하는 작업이다.
노키아와 알카텔루슨트도 네트워크 장비를 IT장비와 결합하는 작업을 추진한다. 노키아 통신 칩세트와 애플리케이션을 알카텔루슨트 장비 기반 x86 서버에 올리는 방식이다. 개방형 애플리케이션프로그래밍인터페이스(API)를 이용해 통신장비를 IT장비 형태로 전환하는 기술이다.
노키아코리아 관계자는 “클라우드 기술을 활용해 가상 통신 네트워크 기능을 구현하는 에어프레임 등 관련 솔루션을 이미 확보했다”며 “알카텔루슨트와 공동 R&D는 인수합병 작업이 마무리 돼야 결정 날 것”이라고 말했다.
통신서비스가 서버·스토리지·네트워크 장비 등 IT 인프라에서 구현하는 것은 5G 핵심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고객 맞춤형 네트워크 서비스를 위해 하드웨어(HW) 장비에 얽매이지 않고 주 기능을 SW로 구현한다. 네트워크기능 가상화(NFV) 등 차세대 네트워크 기술을 적용한다. 초창기에는 가상화 네트워크가 낮은 속도 등 여러 문제를 안고 있었다. 그러나 최근 기술 발전으로 기존 장비 수준으로 속도를 높였다.
국내에서는 SK텔레콤이 네트워크와 IT융합 기술을 이끌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해 말 가상화 기술을 이용해 데이터센터 서버 연결성을 확장하는 ‘소나(SONA)’ 솔루션을 개발했다. 지난 2014년부터 클라우드컴퓨팅 기술인 ‘오픈스택’을 기반으로 서버·스토리지·네트워크 등 데이터센터 장비를 가상화해 통신 환경을 구현하는 방법을 연구했다.
소프트웨어정의(SDN) 기술로 네트워크 서버와 장비를 가상화하고 이를 SDN 컨트롤러로 제어하는데 성공했다. SK텔레콤은 5G가 상용화되는 2020년쯤에는 데이터센터 운영과 네트워크 환경 구축 비용을 획기적으로 절감할 것으로 내다봤다. 인텔 등과 협업해 통신 속도를 최대 8배까지 올렸다는 평가다.
SK텔레콤 종합기술원은 “올(All) IT 네트워크라는 이름으로 통신장비 IT 전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며 “이르면 2018년 해당 기술이 회사 내에 테스트베드 형태로 시범 적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