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바이오]3D기술, 의료기술 혁명 불러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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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진이 3D 기술을 활용한 복강경 수술을 하고 있다

3차원(3D)기술이 첨단 의료기술 첨병으로 부상하며 패러다임 변화를 예고한다. 세계 의료기관은 3D기술을 활용해 수술과 의료기기 개발, 교육 등에 활용한다.

27일 의료업계에 따르면 가상현실(VR)과 3D 프린팅 등 3D기술이 의료기술 핵심으로 주목받는다. 우리나라도 대형 의료기관 중심으로 관련 기술 적용을 확대한다. 정부도 기술 확보를 위해 연구개발(R&D)에 속도를 낸다.

3D기술은 3차원 설계 바탕으로 물질, 공간을 구현한다. 3D 스캐닝과 모델링을 적용한 가상현실과 입체적 물체를 제작하는 3D 프린팅이 대표적이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국제가전기기전시회 ‘CES 2016’에서도 가장 주목받는 기술이다.

3D기술 적용이 가장 기대되는 부문은 의료다. 의사가 눈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신체구조를 구현해 치료를 돕는다. 환자를 위한 맞춤형 장기, 의료기기까지 개발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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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워싱턴대 하버뷰 화상센터에서 활용 중인 가상현실 프로그램

세계 의료기관은 관련 기술을 상용화해 수술과 치료에 적용했다. 미국 워싱턴대 하버뷰화상센터에서는 환자를 치료할 때 얼음과 눈밭으로 가득한 가상현실을 보여준다. 환자가 차가운 환경에 있는 것처럼 느끼게 해 고통을 최소화한다. 환자 뇌에서 고통을 느끼는 영역이 줄었다. 정서적 불안감도 해소됐다.

가상환경으로 환자가 해당 상황에 익숙해지도록 해 공포를 극복하는 치료방법도 있다. 뇌졸중 환자에게 가상현실에서 재활치료도 한다.

미국 카네기 멜론대학 연구진은 3D 프린터를 이용해 저렴한 비용으로 생체시료를 만들어내는데 성공했다. 인체 내 형성되는 콜라겐, 알긴산, 피브린 등을 재료로 사용한다. 관상동맥, 섬유주배아 심장, 사람 뇌 등을 시험 제작했다.

미국 로렌스리버모어국립연구소는 외형뿐만 아니라 기능까지 같은 혈관을 3D 프린터로 만들었다. 인도 한 스타트업은 인간 간 생체조직을 3D 프린터로 복사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미국 샌디에이고 연구기관이 3D 프린터로 만든 간은 40일 동안 살아남아 ‘인공 장기’ 가능성을 보였다.

국내도 대형병원을 중심으로 3D기술 적용이 활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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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서울대병원 가상현실 교육 프로그램

분당서울대병원은 국내 처음으로 ‘가상현실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수술실을 360도 촬영한 3차원 영상 기반 가상현실로 고난도 수술 과정을 담았다. 의과 대학생은 실제 수술실에 있는 것처럼 수술 전 과정을 본다. 제한된 인원만 참관하는 수술 과정을 시간적, 물리적 제약이 없는 가상현실로 접한다.

임상교 분당서울대병원 의학미디어파트장은 “2018년 의학교육센터 설립과 함께 현재 대장암 수술만 제공하던 교육 콘텐츠를 다양한 분야로 확대한다”며 “가상현실 기술을 적용하면 교육은 물론, 수술실 생중계로 원격지 토론까지 가능하다”고 말했다.

흉터와 통증을 최소화하는 추세에 따라 복강경 수술에도 3D 기술이 접목됐다. 3D 복강경 시스템은 환자 신체 내부를 고화질 3D 영상으로 확인하게 도와준다. 환자 몸에 삽입하는 카메라에 고화질 이미지 센서를 탑재해 환자 신체구조를 모니터로 본다. 의료진은 3D 안경을 쓰고 모니터를 확인하면서 입체적 수술을 진행한다. 병변 깊이, 조직과 장기 거리 등을 파악한다. 개복 수술과 같은 시야 확보가 가능하다.

김준기 서울성모병원 암병원장은 “3D 복강경은 복잡한 외과 수술에서 미세한 혈관을 찾는 시간을 크게 줄인다”며 “수술 시간을 단축해 환자와 의사 부담을 줄여 주는 기술”이라고 말했다.

서울아산병원은 정확한 수술을 위해 3D 프린팅 기술을 적용했다. 환자 장기와 조직형태를 3차원으로 재현해 적합한 수술 방법을 찾는다. 개인마다 차이가 있는 장기를 실물처럼 출력해 구체적 수술 계획을 세운다. 컴퓨터단층촬영(CT)과 같은 2차원 이미지로 정확히 가늠하기 어려웠던 혈관, 종양 위치를 잡는다. 유방암 환자를 위해 3D 프린터를 활용한 모형을 제작해 수술 정확도도 높였다.

우리 정부도 의료 영역에 3D 프린팅 기술 확보에 나섰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해 치과용 3D 프린팅 기술개발에 착수했다. 올해 성형외과, 정형외과, 신경외과 영역까지 확대한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올해 의료용 CAD 솔루션을 개발한다. 5년간 200억원을 투입해 설계, 시뮬레이션 기능을 탑재한 솔루션을 국산화한다. 보건복지부도 내년부터 374억원 규모 ‘3D 프린팅 기반 융·복합 의료기기 개발’ 사업을 추진한다.

권영민 올림푸스한국 외과사업본부장 “3D 복강경 시스템은 간, 쓸개, 췌장, 위와 대장, 흉부, 산부인과, 비뇨기과 등 대부분 외과 수술에서 확산된다”며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3D 기술이 다양한 의료 현장에 활용돼 환자에게 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정용철 의료/SW 전문기자 jungyc@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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