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의 환경 탓도 아니고 능력이 부족해서도 아닌 그저 ‘용기’가 부족한 것이다. 말하자면 ‘행복해질 용기’가 부족한 것이고, 행복해지려면 ‘미움 받을 용기’도 있어야 하고 용기가 생겼을 때 인간관계는 한 순간에 달라질 것이다.”
지난해 방영한 드라마 ‘라이어 게임’ 마지막화. 주인공이 들고 있던 책 한권의 제목이 서호익 아크로니스코리아 대표의 눈길을 끌었다. ‘미움 받을 용기’가 바로 주인공. 서 대표는 지금껏 들어 보지 못했던 신선한 표현에 구미가 당겨 책을 구매했다.
책이 말하는 불행의 요점을 정리해보면 다른 책과 큰 차이가 없구나 생각할 수도 있었다. 워낙 많은 ‘행복한 삶’과 관련한 심리학·철학·산문집이 시중에 나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서 대표는 책이 표현하는 방식에 집중했다. 지금껏 읽어온 책과는 분명 달랐다. 그는 “이 책은 덜 깎은 듯한 연필로 드로잉을 하며 지우고 그리기를 반복해 어떠한 형체를 찾아가는 느낌”이라며 “책을 읽는 동안 따뜻한 색감으로 가득 차있는 풍경화를 마음속에 그려주며 평안함과 마음의 안정을 가져다주는 책과는 차이가 분명하다”고 말했다.
서 대표는 무엇이 주어졌느냐 보다는 주어진 것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초점을 맞췄다. 책에서는 ‘변함으로써 생기는 불안을 선택할 것이냐, 변하지 않아서 따르는 불만을 선택할 것이냐는 모든 것이 나 자신의 선택이고 결정이기에 용기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상황은 똑같지만 받아들이는 방식은 다르다.
서 대표는 “화엄경에 나오는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 모든 것이 마음이 지어내는 것이기에 마음먹기에 따른다)와 일맥상통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작년 가장 감명 깊게 읽었던 혜민스님의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과 같은 맥락인 것도 이 책을 추천하는 이유다. 쉽게 말할 수 있지만 실천은 쉽지 않다. 그만큼 명료하고 강렬한 의미다.
서 대표는 “책 속 화자 중 하나인 ‘청년’이 돼 ‘철학자’에게 삶의 명제에 대해서 같이 물어보는 느낌”이라고 강조했다. 책은 ‘열등감도 제대로만 발현하면 노력과 성장의 촉진제가 된다’고 말한다.
그러나 그는 열등감과 콤플렉스를 반드시 구별해야한다고 봤다. 책에서 경계하는 우월 콤플렉스도 가슴 깊이 새겼다. ‘권위의 힘을 빌려서 자신을 포장하는 사람은 결국 다른 사람의 가치관에 맞춰 다른 사람의 인생을 산다’는 말은 그의 경영 철학과도 맞물려있다.
서 대표는 “인생 어려움에 부딪힐 때 여러 구실을 만들어 회피하려는 ‘인생의 거짓말’을 하고 있으며 쉽사리 극복할 용기를 내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라며 “치열하게 사는 많은 사람에게 이 책의 ‘청년’과 같은 화자가 돼 행복한 삶의 방향을 물어볼 수 있는 용기를 가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