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래지어는 여성에게 단순한 속옷 이상 의미다. 몸매 단점을 보완하고 장점은 부각해 자존감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다수 여성은 신체 사이즈와 체형을 몰라 몸에 맞지 않는 제품을 구매하는 사례가 많다. 큰 사이즈를 구매해야 하는 여성은 디자인이 한정된 탓에 상품을 선택하는 일에 어려움을 겪는다.
창업 16년째인 로라(lora.co.kr)는 B~H컵 다양한 종류 속옷을 판매하는 빅사이즈 여성 속옷 전문몰이다. 박영글 로라 대표는 수입이 적어도 마음 편하게 일하겠다는 소박한 바람으로 온라인 쇼핑 시장에 뛰어들었다.
대학에서 중어중문학을 전공한 박 대표는 졸업과 함께 ‘IMF 외환위기’를 맞았다. 좁은 취업문을 뚫고 작은 무역회사에 근무하게 되면서 사회에 첫 발을 내딛었다. 3년 6개월가량 성실히 근무하며 능력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잦은 출장과 접대 문화에 부담을 느낀 그는 여러 회사 스카우트 제의를 뒤로 하고 회사를 나왔다.
박 대표는 무역 실무 경험에 기반을 두고 반도체 관련 무역회사를 차렸다. 하지만 한 건의 거래도 성사시키지 못했다. 수입 주방용품 사업도 실패한다. 불과 4개월 동안 사업자금을 모두 탕진했다.
박 대표는 홍콩 출장 기간 구매한 여성 속옷에 주목했다. 그동안 한 번도 편한 속옷을 입지 못했던 그는 빅사이즈 여성 속옷이라는 틈새시장에 눈을 떴다. 박 대표는 지난 2001년 전자상거래 통합솔루션 메이크샵(makeshop.co.kr)에서 세 번째 창업에 도전했다.
“당시는 온라인 쇼핑몰 붐이 한창이었습니다. 한 달에 200만원을 버는 것을 목표로 소박하게 시작했어요.”
박 대표는 쇼핑몰을 소규모로 운영하면서 고객에게 정성을 다했다. 편한 속옷으로 고객 만족도를 높인다는 진심은 회사가 성장하는 밑거름이 됐다.
로라는 속옷 특성상 사이즈 교환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것을 감안해 고객이 구매 상품을 첫 교환 시 편도 배송료를 부담한다. 소비자가 제품을 직접 입어보고 구매할 수 있도록 지난 2005년 홍대입구역 인근에 오프라인 매장도 열었다. 다년간 매장 경험을 쌓은 전문 직원이 직접 고객 시착을 돕는다. 방문 고객이 점차 늘어 조만간 서울 강남에 2호점을 낼 예정이다.
박 대표는 직수입 해외 브랜드 제품은 물론 소비자 의견을 반영한 다양한 상품군을 선보인다. 가슴을 작아 보이게 하는 미니마이저 축소 브라 등은 국내에서 자체 제작한다.
박 대표는 직원에게 ‘삶의 여유를 즐기자’고 강조한다. 그는 직원에게 일하기 좋은 환경을, 고객에게 고품질 제품을 제공하고자 지속 노력할 계획이다.
윤희석 유통/프렌차이즈 전문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