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퍼니 리뷰]<8>레노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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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세계 PC시장 선두를 달리고 있는 기업은 레노버다. 중국에서 가장 큰 민영기업이자 세계 최대 PC 제조·판매 회사다.

2015년 4분기 IDC와 가트너 기준 PC판매 1위를 차지하며 11분기 연속 세계 1위 PC기업 자리를 지켰다. 4분기 세계 PC시장에서 레노버는 IDC기준 21.4%, 가트너 기준 20.3% 점유율을 차지했다. HP, 델, 애플, 아수스 등 글로벌 기업을 모두 제쳤다.

레노버는 2004년 이전만 해도 인지도가 낮은 기업이었다. 2005년 세계 PC 시장 점유율이 2.3%로 9위에 불과했다. 연간 매출은 30억달러 정도였다.

그러나 레노버는 왕성하게 인수합병하며 성장을 거듭했다. 2005년 IBM PC 사업부를 인수하면서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이어 2011년 일본 최대 PC업체 NEC와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일본 시장에 진출했다. 그해 독일 메디온을 인수하고, 2012년에는 브라질 CCE, 미국 스톤웨어를 사들였다. 2014년에는 IBM 서버 사업과 모토로라 스마트폰 사업을 인수했다.

레노버가 IBM PC사업을 인수할 당시 전문가들은 품질하락과 ‘씽크패드’ 등 탄탄한 입지를 구축한 IBM 브랜드 몰락을 우려했다. 하지만 이런 예측은 빗나갔다. 우려와 달리 레노버는 일본과 미국 IBM연구소를 그대로 인수해 품질하락 우려를 씻어냈다. 품질은 유지하면서 IBM시절 문제점이었던 가격을 합리적으로 내려 소비자를 사로 잡았다. 결국 씽크패드는 1억대 이상 판매되며 레노버를 최정상으로 끌어올렸다.

레노버는 PC시장에 만족하지 않았다. 구글로부터 모토로라 모빌리티를 29억1000만달러에 사들였다. 중저가 제품에 주력하며 시장을 차츰 넓혔다. 내수 시장에 집중했던 스마트폰 사업을 세계로 확장하며 전체 출하량 중 70%를 중국 외 지역에 판매하는 성과를 이뤘다. 지난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 애플, 화웨이, 샤오미에 이어 점유율 5위를 차지했다.

레노버는 앞으로 휴대폰 역사 한 페이지를 장식한 ‘모토로라’ 브랜드를 단계적으로 축소할 계획이다. 지난 CES2016에서 스마트폰 브랜드는 모토로라 대신 하이엔드는 ‘모토(Moto)’, 로우엔드 제품에서는 ‘바이브(Vibe)’ 브랜드를 각각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구글과 협력해 첫 번째 프로젝트 탱고 스마트폰을 선보였다. 스크린에 3D를 재현하는 기술 플랫폼으로 첨단 컴퓨터 비전, 심도 감지, 모션 트래킹 등을 지원한다. 사용자는 이 기술을 탑재한 기기에서 물리적 환경을 경험할 수 있다.

레노버는 PC부문 의존도가 높다. 최근 PC시장은 정체상태다. 레노버는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스마트폰과 엔터프라이즈 부문을 강화하고 있다. 이런 노력에 힘입어 전체 매출에서는 PC 비중이 70% 수준으로 여전히 높지만 모바일 부문 비중도 20%를 넘어서며 PC, 모바일, 엔터프라이즈 등 세 가지 성장축으로 회사를 키워가고 있다.

레노버 성공은 리더십에 있다는 평가다. 양 위안칭 레노버 회장 겸 최고 경영자(CEO)는 대학원 졸업 후 일반사원으로 레노버에 입사했다. 이후 리더십을 인정받아 입사 3년만에 사업부장으로 초고속 승진했다. 2001년 류촨즈 레노버 창업주는 양위안칭을 회장으로 지명했다. 당시 양 회장 나이는 불과 37세였다. 그의 탁월한 리더십 아래 레노버는 2005년 IBM PC사업부를 성공적으로 인수하고 중국 최고 PC 제조업체에서 글로벌 기술 선두주자로 성장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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