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분기 영업이익이 5분기 만에 감소했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부품 단가가 하락했고 환율 효과가 사라진 점이 영향을 미쳤다. 다만 연말 성수기를 맞아 TV 등 주력제품 판매가 늘면서 4년 연속 연간 매출 200조원 달성은 성공했다.
삼성전자는 공시를 통해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잠정 실적) 6조1000억원을 올렸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3분기 7조3900억원보다 17.46% 감소한 실적이다. 2014년 같은 기간(5조2900억원)보다는 15.31% 증가했다.
삼성전자는 실적이 급락했던 2014년 3분기 이후 꾸준히 영업 이익을 키워왔으나 5분기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지난해 3분기 회복했던 7조원대 영업이익도 한 분기 만에 다시 6조원대로 떨어졌다. 지난해 4분기 매출액은 53조원으로 나타났다. 매출은 전분기 51조6800억원보다 2.55%, 전년 동기 52조7300억원보다 0.51% 늘었다.
삼성전자 지난해 전체 매출액은 200조3400억원으로 집계됐다. 2014년(206조2100억원)에 비해 2.85% 줄었다. 하지만 지난 2012년부터 4년 연속 연간 매출액 200조원을 달성하는 데는 성공했다. 사업 부문별 실적 등 최종 실적은 이달 말 확정 발표한다.
업계는 지난해 삼성전자 실적 회복세를 주도했던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실적이 4분기 주춤하면서 전체 수익이 준 것으로 분석했다. DS 부문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거래 가격 하락으로 영업이익이 전 분기대비 최대 1조원까지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 하락 영향이 예상보다 컸고, 액정표시장치(LCD) 가격도 급락해 수익성이 나빠졌다. 4분기 DS 부문은 매출 17조~18조원대, 영업이익 3조5000억~4조원대 수준을 형성한 것으로 예상된다.
IT·모바일(IM) 부문은 스마트폰 시장에서 고전하면서 4분기 영업이익이 3분기보다 소폭 감소한 2조1000억원 수준일 것으로 예상된다. 전년대비 4% 증가했지만 전분기 대비로는 15% 감소한 것이다.
업계는 중국 저가폰 공세에 삼성 스마트폰 판매가 주춤한 것을 실적 하락 요인으로 분석했다. 예상보다 갤럭시노트5 판매가 부진했다는 평가도 나왔다. 4분기 연말 마케팅 비용 증가도 영업 이익 하락에 영향을 줬을 것으로 보인다. 중저가 모델이 7월 출시되면서 신제품 효과는 3분기에만 반영됐다.
4분기 실적을 방어한 것은 소비자가전(CE) 부문이다. 블랙 프라이데이 등 쇼핑시즌으로 인한 계절적 성수기 효과로 TV 등 주요 제품 판매가 늘었다. 4분기 영업이익은 3분기 3600억원보다 두 배 가까이 늘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가는 올해 1분기에도 삼성전자가 실적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했다. 1분기는 계절적인 비수기인데다 반도체 가격 인하도 예상되기 때문이다. 다만 프리미엄 스마트폰 ‘갤럭시S7’이 1분기에 출시되고 OLED 판매확대 등이 이뤄지면 개선될 여지가 있는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전자 분기별 실적 추이(단위:조원/자료:삼성전자)>
권건호·배옥진·권동준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