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세계 반도체 시장 매출이 전년보다 1.9%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날로그반도체, 센서, 낸드플래시 메모리 등의 매출이 늘었지만 D램 시장이 줄면서 전체 반도체 시장이 역성장했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지난해 세계 반도체 시장 매출을 잠정 집계한 결과 2014년 3403억달러에서 1.9% 줄어든 3337억달러를 기록했다고 10일 밝혔다.
반면에 상위 25개 반도체 기업이 차지한 총 시장 매출은 전년대비 0.2% 성장했다. 매출 점유율은 71.4%에서 73.2%로 늘어 상위 기업으로 매출이 집중되는 현상이 심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인텔은 지난해 PC 출하량이 줄어 매출이 1.2% 하락했지만 시장 점유율 15.5%로 24년 연속 1위를 지켰다. 삼성전자는 11.8% 성장해 점유율 11.6%로 2위를 유지했다.
가트너는 2014년에 모든 주요기기 부문에서 매출이 증가했지만 2015년에는 광전자, 비광학 센서, 아날로그, 주문형반도체(ASIC) 부문 매출 위주로 늘어난 것으로 분석했다. 주문형반도체는 애플 수요에 힘입어 2.4% 늘었다. 아날로그와 비광학 센서는 각각 1.9%, 1.6% 성장했다.
낸드플래시도 매출이 증가했지만 D램은 0.6% 감소했다.
세르지스 머쉘 가트너 책임연구원은 “주요 전자 장비 수요 감소와 일부 지역 달러화 강세, 재고량 증가가 2015년 반도체 시장을 위축시킨 요인”이라고 말했다. 또 “달러화 강세가 지난해 전체 반도체 시장에 큰 영향을 미쳐 현지 통화가 평가 절하된 지역에서는 장비수요가 줄었다”고 분석했다.
예를 들어 유럽연합 국가에서는 미국 달러로 거래되는 부품을 많이 사용하는 휴대폰과 PC 판매 가격이 상승해 소비자가 구매를 늦추거나 저렴한 제품으로 대체하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때문에 반도체 시장 매출도 하락했다는 설명이다.
2014년 매출이 32% 성장한 D램은 2015년에 2.4% 감소했다. PC 수요 약세로 과잉공급이 발생해 평균판매가격(ASP)이 하락했기 때문이다.
가트너는 “마이크론이 20나노 공정으로 전환하면서 비트그로스(비트 단위 생산량 증가율)가 감소해 반도체 업계가 그나마 침체 영향을 덜 받았다”며 “만약 마이크론 비트그로스가 한국 기업과 같은 수준이었다면 과잉공급과 평균판매가격 하락이 더 심각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낸드플래시 시장도 가격 하락이 발생해 4.1% 매출이 성장하는데 그쳤다. 첨단 3D 낸드 기술이 등장하는 등 높은 수준으로 기술을 혁신했지만 가격이 빠르게 하락해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가격도 떨어져 수익성 압박이 심해졌다.
<2015년 세계 매출별 상위 10대 반도체 공급기업 (단위: 백만달러/자료: 가트너, 2016년 1월)>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