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증시는 불안하지만 기업공개(IPO) 시장은 어느 해보다 뜨겁다. 상장예정기업이 지난해 수준을 웃돌면서 1월 IPO 비수기란 말이 무색하다.
10일 한국거래소와 업계에 따르면 한솔씨엔피, 차이나크리스탈홀딩스, 유니트론텍, 아이엠텍, 제이에스코퍼레이션 등 5개사가 이달 일반 공모에 들어가 내달 초 상장할 예정이다.
19~20일 전자기기 코팅업체 한솔씨엔피 공모주 청약을 시작으로 5개사 공모주 청약이 예정됐다. 특히 차이나크리스탈홀딩스는 중국 기업으로는 4년 만에 코스닥 입성을 노린다.
공모가 예정된 곳 외에도 심사 중인 기업도 11곳에 이른다. 유니온커뮤니티, 티브로드, 대림씨엔에스, 레이언스, CMS에듀케이션, 동양파일, 로스웰, 코리녹스, 용평리조트, 호텔롯데 등이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 상장 요건을 심사 중으로 1분기 내 상장이 예상된다.
지난해 바이오기업이 많았던 것과 달리 올해 기술특례기업은 IT기업이 다수다.
김성곤 한국거래소 코스닥상장지원팀장은 “기술특례를 신청하는 기업 가운데 여러 IT기업이 증권사에 IPO 신청을 의뢰한 것으로 안다”며 “기술특례기업이 다양화되는 것도 올해 새로운 특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초 IPO 분위기는 지난해 3월까지 7곳에 그친 것과 대조된다. 지난해 전체적으로는 코스닥시장에 스팩(SPAC) 45개를 포함해 122개사가 상장해 사상 최대를 이뤘지만, 1분기는 전년 실적을 발표하기 전이라 상장이 많지 않다.
연초 IPO 시장이 달아오른 것을 고려할 때 올해 IPO 규모도 지난해에 근접할 것이란 전망이다. 조광재 NH투자증권 주식자본시장(ECM) 본부장은 “유가증권시장에선 호텔롯데, 삼성바이오로직스 등이 IPO를 추진하는 등 대형주 상장이 예정됐고 코스닥은 작지만 알찬 기업이 대거 코스닥 문을 두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올해 IPO시장 공모금액과 수량에서 모두 사상최대였던 지난해 수준을 이어갈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IPO를 위해 증권사를 찾는 사례가 연초부터 부쩍 늘었다”며 “기술특례제도 완화 등 상장 문턱이 낮아지면서 공모를 통해 새 동력을 확보하려는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물론 시장 상황이 변수다. 주식시장 변동성이 크고 국내 경기 침체가 장기화 조짐을 보여 상장 청구가 실제 상장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지난해에도 공모과정 주가가 급락하면서 공모가를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 기업의 상장 철회가 잇따랐다.
한국거래소는 코스닥시장 개장 20주년을 맞는 해란 점에서 활발한 IPO 분위기를 살려갈 방침이다. 김재준 코스닥시장본부장은 “지난 20년간 코스닥은 질적, 양적으로 큰 성장을 이뤘다”며 “올해도 성장성 높은 기업이 코스닥시장을 풍성하게 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코스닥시장 분기별 신규상장 현황 (단위:개사)(자료:한국거래소)>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