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게이트키핑은 언론사 몫이다

네이버와 카카오가 포털에 노출되는 언론사 뉴스를 걸러내기로 했다. 함량미달이거나 선정적인 기사가 자정되는 긍정 효과를 기대한다. 무엇보다 실시간 검색어를 악용한 중복·반복기사 노출 같은 장사꾼 뉴스가 퇴출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그러나 효과에 앞서 분명하고 명확한 단서가 붙어야 한다.

네이버·카카오 뉴스제휴평가위원회는 엄정한 기준을 만들고 퇴출될 기사와 제재 조치를 명확히 시행하면 된다. 그렇다고 위원회가 뉴스를 제단하고 넣고, 빼고, 언론사를 걸러내는 권능을 갖는 것은 결단코 아니다.

언론사는 사회적 공기로서 책임과 신뢰를 쌓고 행사하는 대국민 기관이다. 이 기준을 만족시키지 못하면 시장에서 퇴출되는 것이 맞다. 하지만 위원회가 자칫 이런 기준을 평가하고 단정하는 심판기구 같은 역할까지 하려 든다면 법 보다 더한 힘을 갖게 된다. 언론이 네이버·카카오 눈치를 살피는 상황에까지 이른다면 국민이 볼 뉴스 가치는 추락할 수밖에 없다.

명확하고 분명한 기준에 따라 뉴스를 걸러내되, 언론사가 최종적으로 게이트키핑해 내놓은 뉴스의 질이나 유통까지 네이버와 카카오가 저울질해서는 안된다. 언론사는 수많은 정보와 소식의 산더미에서 회사가 정한 방향과 기자 시각을 가미해 독자적이고 창조적인 뉴스를 생산한다. 그것이 포털을 포함한 언론사 외부에 노출될 만한 가치를 가진 것인지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언론사의 고유 권한이고 침해받아선 안되는 영역이다.

언론사는 제작되고 생산된 뉴스를 외부에 내놓고 품평 받는다. 저질 뉴스와 그것을 게이트키핑하지 못한 언론사는 지탄 받고 시장에서 퇴출 받아 마땅하다. 네이버·카카오가 언론사와 국민 사이에 초법적 기관으로 자리 잡아선 안된다. 뉴스 게이트키핑은 언론사 고유의 몫이고, 언론사를 지탱하는 마지막 자존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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