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16 개막일인 6일(현지시간) 행사장에서 만난 홍세화 바이로봇 전략담당이사는 표정이 상기돼있었다. 지난해 CES 2015 기간 중 본지 인터뷰에서 “내년에는 단독 부스를 꾸려 라스베이거스에 돌아오고 싶다”고 말한 꿈을 현실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중국 업계의 드론 공세 속에 한국 드론의 자존심을 지켰다.
바이로봇은 올해 미국법인 ‘바이로봇 US’ 간판을 내걸고 CES에 참가했다. 드론 칩을 선보인 퀄컴, 세계 1위 완제품 드론 업체 중국 DJI와 함께 드론관에 자리를 잡았다. 홍 이사는 “지난해 선보인 ‘드론파이터’는 완구 성격이 짙었지만 올해 차기작 ‘패트론’은 소형 카메라를 내장한 ‘로봇’에 가깝다”고 소개했다. 스마트폰 전용 애플리케이션(앱)을 개발, 드론 컨트롤러로 활용할 수도 있다.
패트론은 액세서리 키트에 따라 다양한 기능을 추가할 수 있는 변신형 드론이다. 카메라가 찍은 영상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고 정지비행도 가능하다. 정지비행은 드론 개발에 있어 핵심으로 꼽히는 중요 기술로 바이로봇은 모든 기술을 독자 개발, 확보했다.
원가절감 노하우도 갖췄다. 패트론은 4월 출시와 함께 49달러에 판매될 예정이다. 드론파이터의 절반이다. 홍 이사는 “시장을 넓히면서 소비자가 필요로 하는 기술과 기능을 추가하면서 구입 요인이 될 수 있는 가격 문제도 신경을 썼다”고 말했다. 바이로봇은 늘어나는 주문에 맞추기 위해 해외 생산시설 마련을 모색 중이다.
바이로봇은 올해 목표를 ‘흑자전환 원년’으로 삼았다. 그동안 연구개발(R&D)비를 쏟으며 적자경영을 이어왔지만 교육용 조달시장 진입, 수출 확대, 규모의 경제 실현을 발판으로 수익을 내는 회사로 변모하겠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성장세에 이어 매출 목표는 50억원 수준으로 잡았다.
주변 여건도 나아지고 있다. 바이로봇이 위치한 경기 수원시가 지난해 지역을 ‘드론산업특구’로 키우기 위한 기본 계획을 내놓았기 때문이다. 계획안에 따르면 수원시는 드론 기업 지원, R&D와 교육·편의시설 등을 갖춘 드론융합센터, 드론 비행 체험장 등을 설립하게 된다. 바이로봇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드론을 자체 개발, 제조한 경험을 살려 특구 활성화에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홍 이사는 “바이로봇은 본래 ‘로봇’ 업체”라며 “로봇 기술을 응용한 패트론으로 국산 드론 자존심을 지키겠다”고 강조했다.
라스베이거스(미국)=서형석기자 hsse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