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애플 앱스토어 매출액이 200억달러를 돌파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6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매출 증가율은 2014년(50%)보다 조금 낮아진 40% 수준이었다. 애플TV와 애플워치 등 새 디바이스가 지난해 추가된 것을 감안하면 증가율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고 WSJ는 설명했다.
앱스토어 매출액 중 70%는 개발사, 30%는 애플 몫이다. 지난해 애플은 앱스토어로 60억달러 가량을 벌어들인 셈이다. 애플은 2015회계연도(2014.10~2015.9)에 총 2330억달러 매출과 530억달러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앱스토어는 약 150만개 앱이 판매되고 있으며 애플 기기 수익성을 높이고 경쟁사 기기와 차별화하는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 앱스토어는 2008년 첫 아이폰이 출시된 후 개설됐다. 이후 아이패드용 앱을 추가했으며 지난해 애플TV와 애플워치용 앱마켓도 열었다.
애플은 지난 1월 1일 소비자가 앱스토어에 쓴 돈은 1억4400만달러로, 1주전 작년 크리스마스에 세워진 하루 최고 매출 기록을 깨뜨렸다고 밝혔다. 또 1월 3일까지 연말연시 2주간 앱스토어 트래픽과 구매액이 사상 최고 기록을 갱신했다고 전했다. 이 기간 소비자 구매액은 11억달러를 넘는다.
애플은 앱스토어 성공에 힘입어 현재 미국에서 190만개, 유럽에서 120만개, 중국에서 140만개 일자리를 만드는 고용창출 효과를 낳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창출 일자리 4분의 3인 140만개 일자리는 앱 개발자,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기업가 커뮤니티뿐 아니라 앱 경제로 직간접적으로 유지되는 비(非) 정보기술직까지 포함한 ‘iOS 앱 경제’로 생긴 것이라고 강조했다.
앱스토어가 출범한 2008년 이후 개발사가 지금까지 앱스토어로 벌어들인 돈은 400억달러이며, 이 중 3분의 1은 작년 한 해 동안 발생했다고 애플은 설명했다. 애플이 창출 일자리와 개발자 수익을 공개한 것은 최근 제기된 탈세 의혹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됐다.
애플 발표도 주가하락을 막지 못했다. 이날 뉴욕 증시에서 애플 주가는 전거래일 대비 1.96% 하락한 100.70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 2014년 10월 이후 약 15개월만 최저치다. 장 중에는 한때 99.87달러까지 밀렸다. 애플 주가가 주당 100달러를 밑돌기는 지난해 8월 이후 5개월 만에 처음이다.
주가 하락은 아이폰 판매 부진으로 1분기 애플 매출이 감소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아이폰은 회사 매출 70%를 책임지고 있어 판매 저조는 회사 매출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전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애플이 아이폰6S와 6S플러스 생산량을 30% 감축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중국 허난성 정부가 아이폰·아이패드 위탁생산업체 폭스콘 현지 공장 감원을 막고자 보조금을 지원했다는 소식도 감산 결정 보도를 뒷받침했다. 폭스콘이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절에 다른 해와 달리 야간작업을 하지 않고 정상근무만 하기로 한 것도 주가 하락에 일조했다.
애플 주가가 언제 턴어라운드할지 주목된다. 지난해 초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애플 주가는 7년만의 첫 하락세로 한 해를 마감했다. 현 주가는 130달러가 넘었던 지난해 7월보다 23%나 하락한 수치다. 미국 투자은행 웰스파고는 이날 아이폰 매출이 아직 정점에 이르지 않았다면서도 목표주가를 5달러 낮춰 잡았다.
아이폰 감산 소식에 시장이 예민하게 반응한다는 지적도 있다. 공급망에서 흘러나온 소식이 신뢰성 높은 지표가 아니며 애플 성장 둔화에 익숙해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에 따라 26일 예정된 애플 4분기 실적 발표에 업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