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이노텍이 올해 차량부품 사업에 승부를 건다. 연 매출 1조원 달성을 목표로 내걸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박종석 LG이노텍 사장은 차량부품 사업 육성을 천명했다. LG전자 스마트폰 부활을 이끌고 LG이노텍으로 경영일선에 복귀한 박 사장의 첫 취임 일성이어서 주목됐다.
박 사장은 최근 사내 임직원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차량부품 사업은 우리가 가진 기술과 제품을 기반으로 확실하게 성과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승부사업”이라고 지목했다.
그는 “그동안 잘 축적해온 사업 기반과 역량을 바탕으로 스마트카, 그린카 확대 기회를 빠르게 선점해 조 단위 규모의 사업으로 집중 육성해 나가자”고 밝혔다.
차량부품 사업에 승부를 걸어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이다.
LG이노텍은 지난해 1~3분기 차량부품사업에서 4691억원 매출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21% 증가한 실적이다. 회사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0%를 넘었다.
2015년 연간 매출은 6000억~7000억원 안팎으로 추정된다. 매출 1조원 달성을 위해서는 작년보다 50% 가까운 성장이 필요하다.
상당히 공격적인 수치지만 그만큼 사업 확대를 가속화해 핵심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이는 사업 기반을 탄탄히 다졌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LG이노텍은 차량 부품의 전자화를 내다보고 2006년부터 차량 부품사업을 준비했다. 소형 정밀모터, 통신모듈, 카메라모듈 등 글로벌 톱 수준의 IT부품 기술을 융·복합해 차량 전장부품 제품군을 다변화했다.
주행 안전성·편의성과 연관된 모터, 센서, 카메라모듈, 무선통신모듈, 무선충전모듈, 터치패널, 열전모듈, LED 등과 전기차 부품인 배터리 제어시스템(BMS), 전력변환모듈 등 총 20여종에 이른다.
폭넓은 제품군을 바탕으로 본격적인 규모 확대를 도모하겠다는 계획으로 풀이된다.
LG이노텍은 조향·제동용 모터, 센서, 통신모듈 등을 주력 제품으로 두고 있다. 이 뒤를 차량용 LED, 무선충전모듈 등이 잇는 추세다. 실제로 LG이노텍은 자동차 방향지시등용 LED를 양산하며 작년 1월 북미 차량용 LED 시장에 진입했다. 또 같은달 출시된 기아자동차 고급 대형버스 내부 무드등용으로 LED 입체조명 모듈을 공급했다.
지난해 6월에는 차량용 무선충전모듈 양산에 성공, 글로벌 자동차 부품회사에 납품 중이다. 무선충전모듈은 자동차 안에서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를 선 없이도 충전할 수 있는 제품이다.
작년 7월에는 글로벌 자동차 부품기업인 독일 콘티넨탈 오토모티브 그룹으로부터 최우수 협력사상을 수상하며 자동차 업계에서 신뢰를 얻고 있다.
이 상은 콘티넨탈이 매년 세계 900여개 주요 전략 협력사 중 가장 우수한 경쟁력을 보유한 업체에게 주는 것이다. 국내 기업으로는 LG이노텍이 유일하게 선정됐다.
박종석 사장 행보도 관심이다. 박 사장은 과거 LG전자 MC사업본부를 맡으면서 프리미엄 스마트폰인 G시리즈를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시켰다는 평가를 받은 인물이다.
건강상의 이유로 최고기술자문(CTA)을 맡아 경영 후선에 물러나 있다가 LG이노텍으로 복귀했다. 박 사장은 지난달 첫 출근 때부터 ‘제로베이스’에서 다시 시작하자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출발점부터 사업 경쟁력 등을 살펴 체질을 혁신하자고 강조했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