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방송 시청자가 급격하게 늘면서 옆집 형·누나 같은 ‘크리에이터(1인 제작자)’가 인기를 얻는 시대가 왔다. 10대는 유튜브 스타를 대할 때 헐리우드 스타보다 훨씬 친밀감을 느낀다. 유튜브 스타는 기존 미디어 스타를 뛰어넘는 인기를 보여준다. 지난 7월 미국 연예잡지 버라이어티 조사결과 미국 10대(13~17세)에게 인기 있는 인물 상위 10위 중 8명이 유튜브 스타였다.
◇MCN이란 무엇인가
1인 방송 인기가 높아지면서 다중채널네트워크 ‘MCN’이란 단어도 덩달아 떠올랐다. MCN은 유튜브 채널을 콘텐츠 관리시스템에 모아서 크리에이터에게 서비스와 프로모션 등 각종 지원을 해주며 수익을 나누는 곳이다. 쉽게 말하면 크리에이터 기획사다.
유튜브는 대규모 플랫폼이지만 개별 크리에이터에게 세밀한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다. MCN 사업자는 크리에이터에게 다양한 도움을 준다. MCN 사업자는 유튜브, 바인 등 다양한 채널로 크리에이터 콘텐츠 유통과 해외 진출 등을 맡는다. MCN에 소속된 크리에이터는 창작 활동에만 전념하면서 수익을 낼 수 있다.
◇해외 산업 현황
기존 미디어 사업자는 뉴미디어 매체로 영향력을 넓히고자 MCN 사업자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초기 MCN 경쟁력을 높게 평가하지 않았던 많은 대형 미디어는 최근 경쟁적으로 MCN을 인수하거나 지분을 투자한다. 한국전파진흥협회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MCN 산업은 1650억달러 규모 인수합병과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이런 추세는 앞으로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월트 디즈니는 지난해 미국 최대 규모 MCN 메이커 스튜디오를 5억달러(약 5830억원)에 인수했다. 월트 디즈니는 뉴미디어인 MCN 문화적 독립성을 위해서 독립 경영권을 보장해주고 있다. AT&T는 풀스크린을 3억달러(약 3511억원)에 인수했다. 드림웍스 애니메이션은 1500만달러(약 175억원)에 어썸니스TV를 인수했다.
해외 MCN 사업자는 짧은 기간 동안 높은 성장을 기록했다. MCN 가능성을 보고 많은 사업자가 큰 투자를 단행했다. 하지만 성장 지속 여부는 지켜봐야 한다. 주요 글로벌 MCN은 8만개 이상 채널을 가진 사례가 많지만 실제 수익과 직결되는 스타급 크리에이터는 최다 20명에 불과하다. 만약 스타급 크리에이터가 다른 MCN으로 가버린다면 경영에 큰 타격을 입는다.
◇국내 산업 현황
CJ E&M과 아프리카TV 경쟁 구도에 바탕을 두고 2012년부터 MCN 산업이 형성됐다. CJ E&M은 아프리카 게임 BJ를 영입해 MCN 서비스 ‘다이아TV’를 시작했다. CJ E&M 콘텐츠 파워에 바탕을 두고 많은 크리에이터를 다이아TV로 영입했다. 다이아TV 채널 수는 420여개, 구독자 수는 2300명이다.
아프리카TV는 초기 인기 있는 BJ가 나가지 못하도록 했으나 곧 이탈한 BJ도 아프리카TV에서 콘텐츠를 만들 수 있도록 했다. 아프리카 TV 채널 수는 5800개다.
신흥 강자 ‘트레져헌터’도 있다. CJ E&M에서 계약이 만료된 게임 크리에이터 양띵, 악어, 김이브가 모여 트레져 헌터를 만들었다. 트레져헌터 채널 수는 180개, 구독자 수는 750명이다. RAPA는 국내에 100여곳이 넘는 MCN이 있다고 추정했다.
◇주요 MCN 수익모델
동영상 광고 수익은 MCN 사업자에 가장 기본 수익 모델이다. 유튜브가 수익 배분 정책을 펼친 뒤 대부분 해외 MCN 사업자가 쏟아져 나왔다.
온라인 동영상 산업에서 광고주는 1인 제작자에게 실질적 수익을 제공하는 가장 중요한 주체 중 하나다. 유튜브 등 각 플랫폼은 자체 광고 플랫폼에서 광고를 보여준다. 가장 규모가 큰 유튜브는 자체 광고 플랫폼 ‘애드센스’로 크리에이터에게 수익을 배분한다.
MCN 사업자가 보유한 1인 제작자 채널이 많을수록 많은 가입자 수와 트래픽을 확보할 수 있다. MCN 사업자가 힘을 가질수록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에 의존하지 않고 자체적으로 광고주 영업력을 키울 수 있다. 플랫폼 광고에만 의존하면 플랫폼과 수익배분을 해야 되지만 자체적으로 영업한 광고에는 MCN과 크리에이터가 수익 100%를 가져갈 수 있기 때문이다.
MCN 사업자가 1인 사업자당 가질 수 있는 수익은 전체 광고 수익 5~16%밖에 안 된다. 유튜브는 크리에이터와 플랫폼 광고 수익을 55대45로 배분한다. 1인 제작자가 가져가는 수익 중 MCN은 7대3~9대1 정도 수익을 가진다.
풀스크린은 직접 크리에이터를 광고주에 제안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데 50억원 이상 투자했다. 이 시스템은 크리에이터 시청 데이터를 연령, 지역별로 분석한 뒤 광고주에 타깃 마케팅을 제안한다.
전지연기자 now2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