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 전 임대점포서 시작...수출 강소기업 된 `코노텍` 비결은

올해 12월 기준 세계 45개국 수출, 지난해 전용 생산라인 갖춘 신사옥 마련, 수출 100만달러 육박, 매출 45억원, 직원 수 42명.

디지털 온도제어기 전문기업 코노텍(대표 박성백)이 받은 최신 성적표다.

국가별 1만~2만달러에 불과하지만 45개국에 제품을 공급하는 것은 글로벌 대기업도 쉽게 거두기 어려운 성과다. 수출 강소기업으로 자리 잡은 코노텍의 해외시장 개척 비결은 뭘까. 박성백 사장이 스타트업에 들려주고 싶은 얘기를 들어봤다.

코노텍은 25년 전 부산 전포동 5㎡(약 1.5평) 크기 임대점포로 출발했다. 당시 박 사장은 직원 없이 홀로 주문형 회로기판(PCB)을 만들어 팔았다. 그게 시작이었다.

◇2001년 남미에서 샘플 2개 24달러 첫 수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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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백 코노텍 사장(가운데)이 해외 바이어와 판매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박 사장은 2001년 난생 처음 가본 남미 전시회에서 브라질 업체에 샘플용 제품 2개를 24달러에 판매했다. 코노텍 첫 수출이었다.

당시 경험을 박 사장은 지금도 잊지 못한다. “업체들이 필요로 할 때 조금씩 주문제작 방식으로 물건을 만들어 파는 데 한계를 느꼈습니다. 변화를 주고 싶었죠. 부딪혀보자는 심정으로 수출 상담회에 참가하게 됐습니다.”

첫 수출 경험은 코노텍이 가내수공업에서 수출기업으로, 장사에서 비즈니스로 한 단계 도약하는 전환점이 됐다. 이후 박 사장은 해외 전시회, 수출 상담회 참가를 이어가며 소량이지만 수출국을 늘렸고 소중한 경험과 자신감을 얻었다.

그는 “수출에 필요한 각종 인증서류나 외환거래 경험이 없었다. 영어도 서툴렀다. 하지만 서두르지 않고 하나씩 해결해 나갔다”며 “수출 비즈니스에서 실전 경험만큼 소중한 것이 없다. 일단 도전해야 새로운 방법을 찾을 수 있고 몰랐던 것에 눈을 뜨게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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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70개국, 250회 이상 출장을 다닌 박성백 코노텍 사장

지금까지 박 사장이 수출을 목표로 방문한 곳은 70여 국가에 이른다. 해외 출장 횟수만 250회를 넘었다. 올 한 해도 한 달에 두 번꼴로 해외에 나갔다.

◇베트남에서 현지 밀착 선순환 마케팅

코노텍은 첫 수출선 확보 후 현지 선순환 판로 확보에 집중했다. 어렵게 시장을 뚫어도 공급 물량이 이어지지 못하면 새로운 판로를 확보해야 하는 어려움이 뒤따르기 때문이다.

현지 선순환 마케팅 성공 정착 사례는 베트남이다. 박 사장은 베트남 첫 수출 후 해당 바이어와 신뢰를 구축하고 공동으로 각종 현지 마케팅을 전개했다. 베트남 대학에 장학금을 제공하고 현지 바이어에게 유통상 일정 권한을 위임했다.

베트남 현지 바이어가 갖고 있는 네트워크를 통해 새로운 주문이 이어졌다. 베트남은 코노텍 전체 수출 물량 30%를 차지할 정도로 최대 수출국이 됐다. 첫 수출로 인연을 맺은 베트남 바이어는 현지 마케팅에 대한 각종 아이디어와 인적 네트워크를 제공하며 코노텍 동남아 수출 선봉장 역할을 하고 있다.

박 사장은 “시장을 뚫어야 하는 나라에는 전시회 및 비즈니스 상담회에 적극 참가해 초기 물량 공급에 집중한다. 시장 진출에 성공한 나라에서는 바이어와 신뢰 관계를 구축하고 바이어를 활용해 판로 확대에 나섰다”고 말했다.

◇다품종 소량 생산이 경쟁력

다품종 소량 생산은 코노텍의 숨은 수출 경쟁력이다. 다품종 소량생산은 급격한 매출 확대가 쉽지 않다. 생산 효율성도 낮다. 하지만 급격한 대외 환경 변화에 흔들리지 않고 꾸준한 성장세를 유지할 수 있다. 일종의 틈새시장이라 기능성과 가격만 맞으면 주문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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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은 축산업체에서 돼지 정액을 보관하는 용기에 장착할 온도 제어 컨트롤러를 의뢰 받았습니다. 우리가 만드는 온도 제어기가 꽤 다양한 분야에 쓰일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죠. 틈새시장을 노린 각종 제어기 개발에 집중하는 계기가 됐습니다.”

코노텍은 지난해 부산 금정구에 신사옥을 마련했다. 늘어나는 수출 물량에 대응해 전문 생산 라인이 필요했다. 또 신사옥내 R&D 공간을 마련하고 수질 등 환경 모니터링용 신제품 개발에 착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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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노텍 신사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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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노텍이 지난해 마련한 신사옥과 내부 생산라인

최근 이집트에 2만달러 물량을 첫 수출하며 아프리카 대륙까지 수출로도 확보했다. 코노텍 제품은 아시아와 유럽, 남북미, 아프리카까지 모든 대륙에 공급된다. 현재 중국 시장 진출과 판로 확보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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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노텍 미래는 ‘종합 제어시스템 전문 기업’이다.

생산 제품을 온-오프라인으로 연계 제어하고 자체 소프트웨어(SW)를 개발·접목해 스마트폰 등 최신 기기로 실시간 제어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다.

박 사장은 “세계 80개국 수출이 목표다. 이 정도면 세계 어디에서나 코노텍 제품을 볼 수 있고 웬만한 시장은 다 뚫은 것이다. 이후에는 글로벌 제어시스템 명품 브랜드로 자리 잡겠다”고 말했다.


부산=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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