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덕이 만난 생각의 리더]<40>SW중심사회 첨병 지역SW발전협의회 김인환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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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환 지역SW발전협의회장은 “SW중심사회 구축을 위해서는 정권과 무관하게 정책추진이 가능하도록 정부가 지방SW산업진흥 종합계획을 법정계획으로 수립하고 이를 지원하기 위한 근거를 법제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사진=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뿌리가 튼튼해야 나무에 꽃이 핀다. 지역 소프트웨어(SW)진흥기관은 박근혜정부가 역점을 두는 창조경제와 SW중심사회 최첨병이다. 전국에는 19개 지역SW진흥기관이 있다. 이들이 서로 정보기술(IT)과 SW산업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지역SW산업발전협의회를 구성했다. 미래창조과학부 산하 사단법인체다.

김인환 협의회장(현 고양지식정보산업진흥원장)을 12월 7일 오전 9시 서울 고양시 일산동구 빛마루 14층 고양진흥원장실에서 만났다. 킨텍스 주변 일대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원장실은 각종 도서와 간행물로 꽉 차 도서관 자료실에 온 듯했다.

김 회장은 제주 출신으로 단국대 대학원에서 행정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국회 정책 전문위원을 거쳐 제주지식산업진흥원장으로 2010년 12월까지 8년간 재임했다. 2011년 1월 고양지식정보산업진흥원장으로 취임했고 지난해 연임했다. 지역진흥원장만 13년째다. SW모니터링단 공동단장, 지역 문화산업협의회장, 경기도 청년사회적기업육성사업 운영장직도 맡았다. 11월 30일 열린 제16회 SW산업인의 날 기념식에서 SW산업발전 유공자로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경기 고양과 연고가 있나.

▲아무 연고가 없다. 제주원장을 2010년 12월에 끝내자 지인이 고양원장에 추천했다. 최종 3명이 최성 고양시장과 면담해 내가 뽑혔다. 최 시장과도 인연이 없다.

-지역SW산업발전협의회는 언제 출범했나.

▲2011년 9월 전국 18개 지역SW진흥기관이 모여 결성했다. 임의단체로 활동하다 2013년 11월 15일 미래부 산하 비영리사단법인체로 설립인가를 받았다. 지역 기관은 지역중소SW기업 기술지원과 제품 생산, 인력양성, 일자리 창출, 마케팅과 창업지원까지 다양한 일을 한다.

-현재 회원은.

▲20개 기관이 회원이다. 고양지식정보산업진흥원과 인천정보산업진흥원, 용인시디지털산업진흥원, 안양창조산업진흥원, 경기테크노파크, 강릉과학산업진흥원, 강원정보문화산업진흥원, 대전정보문화산업진흥원, 충남테크노파크, 충북지식산업진흥원, 광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 전남문화산업진흥원, 전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 부산정보산업진흥재단, 대구디지털산업진흥원, 울산경제진흥원, 경남테크노파크, 포항테크노파크, 제주테크노파크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 SW진흥단이다. 이들 기관은 지역 특성을 감안한 특화산업을 추진한다. 가령 고양은 방송영상을, 전주는 전통문화, 경남은 로봇, 울산은 조선, 대구는 빅데이터, 포항은 자동차, 대전은 국방이다.

-진흥기관이 없는 지역은.

▲서울과 세종시에 ICT진흥기관이 없다. 서울은 조만간 설립할 방침인 것으로 안다.

-협의회는 어떤 일을 하나.

▲지역과 중앙 간 가교 역할을 한다. 지역과 연계해 IT와 SW산업 정책발굴과 기반조성, 조사연구, 관련 산업 진흥 육성, 인력 양성 사업을 한다. 이외에 정부나 공공기관 위임이나 위탁을 받아 용역사업도 한다. 정부에서 성장사업비와 융합사업, SW융합클러스터 사업비를 지원받는다. 2013년에는 지역SW산업진흥백서를 발간했다. 2014년에는 전국 IT와 SW기업실태 조사보고서와 창조경제 구현을 위한 지역SW산업 활성화 방안을 연구해 정부에 정책 제언을 했다. 올해는 19개 지역SW진흥기관과 지역별 SW융합특화와 전략산업 실천 전략을 제시했다. 외부기관과 네트워크를 강화했다. 글로벌창업지원센터와 전국테크노협의회에 이어 지난 7월에는 이노비즈협회와 기술혁신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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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지역SW산업 실태는.

▲SW기업이 서울과 경기도에 몰려 있다. 2014년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5만8710개 사업체 중 전체 71.8%인 4만2159개가 수도권에 있다. 매출액도 516조원 중 403조5600만여원으로 전체 78%를 수도권이 차지한다. 인력은 118만여명 중 64.5%에 달한다. SW산업도 지방과 수도권 간에 불균형 상태다. 경북은 기계 분야에서 지자체 중 1, 2위를 다툰다. 하지만 SW산업은 10위 정도다. 이에 자극받아 경북도는 ICT융합과를 신설했다. 광주광역시는 ICT융합팀을, 전북은 미래산업과, 강원은 정보산업과를 신설했다.

-지역SW산업 활성화 방안은.

▲3단계 추진전략이 필요하다. 1단계는 지역 내 스타트업 간 융합이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 인력과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융합해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 2단계는 지역 전략사업과 연계해 그 지역만이 제공할 수 있는 가치를 만들어야 한다. 3단계는 국가 10대 전략산업과 연계해 시장을 확보해야 한다. 이를 기반으로 세계시장에 진출할 수 있다. 이렇게 하면 우리도 구글이나 애플, 페이스북, 아마존 같은 글로벌 SW기업을 보유할 수 있다.

-SW중심사회 구현은 이 정부 역점 정책이다. 지역 확산을 위해 어떤 전략이 필요한가.

▲정부가 지난 1월 SW중심사회 확산방안을 발표했다. 정책목표를 달성하려면 중앙정부에 앞서 국민이 스스로 참여해 이를 활용하고 발전시키고자 하는 의지가 중요하다. 주민이 필요한 지역 현안을 분석하고 해결하는 플랫폼을 조기 구축하고 운용해야 한다. 주민과 민간 기관의 협업이 필요하다. 19개 지역SW진흥기관별로 특화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한다. 지역특화 산업과 연계한 융·복합전략은 SW중심사회 지역화 성공사례가 될 것이다.

-지역 기관에서 창업을 지원하나.

▲고양시는 창업을 지원한다. 현재 1인 창조비즈니스센터(중기청과 창업진흥원)와 스마트러닝창업지원센터(산업부 스마트러닝 창업지원), 사회적 경제지원센터(고용노동부 청년사회적기업육성프로그램), 지역SW성장지원사업(미래부 SW기업 마케팅·컨설팅, 시제품 인증), 스토리랩 지원사업(문화부 스토리 기획과 발굴사업화 지원)을 한다. 사무 공간 제공과 컨설팅과 교육, 융합사업화 지원, 창업기업과 외부기관 연계같이 모두 6단계로 지역 특화형 창업기업을 지원한다.

-전문 인력은 어떻게 양성하나.

▲협의회나 지역SW진흥기관 중심의 단기나 중장기 교육도 한다. 지역 SW기업이 필요한 단기교육과정을 개설하거나 지역 대학과 연계해 교육한다. 중기로는 대학과 연계하고 장기는 직업훈련기관과 연계한다. 전문 인력은 대학의 몫이다.

-SW유지보수비 문제는.

▲2014년 12월 출범한 민간합동 SW모니터링단에서 문제를 논의해 SW개발사업 표준단가와 상용SW 유지보수요율을 상향 조정한 바 있다. 지난 5월 설문조사에서도 SW 제값 주기 정책을 큰 성과로 선정했다. 앞으로 건강한 SW생태계 조성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보완해야 할 법과 제도는.

▲정책은 연속성이 있어야 한다. 공직사회는 법과 예산, 전례가 없으면 일을 안 한다. SW중심사회도 법정(法定)계획을 만들어야 한다. 현행 SW정책은 중앙정부가 주도한다. SW산업진흥법에는 지방자치단체가 SW산업진흥을 위한 시책 수립 시행 책무를 규정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사항을 명시하지 않아 미흡하다. 지방재정법에서도 지자체의 보조 지원과 출자 출연범위를 법령이나 조례로 정한 기관으로 한정해 지자체의 출자 출연법적 근거가 미비하다. SW중심사회 지역 확산을 위해 정부가 지역별 특성을 반영한 지방SW산업종합계획을 수립하고 이를 지원하기 위한 정부 근거를 법제화해야 한다. 지역 진흥기관들이 법정기구가 돼야 SW산업진흥을 위한 지자체 재정 지원과 체계적인 성과 관리가 가능하다. 1997년 국회 정책전문위원으로 근무할 때다. 김대중정부가 출범하면서 과학기술경쟁력강화위원회가 출범했다. 이때 과학기술기본법을 만들고 과학기술기본계획과 지방과학기술진흥종합계획을 만들었다. 이 법은 5년마다 계획을 수립해 국가과학기술위원회에 보고하고 협의해 정책을 추진했다. SW중심사회구축에 지역계획을 넣어 법정계획으로 해야 한다. 그래야 중앙과 지방정부 조직과 예산을 확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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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환 협의회장 사무실에는 좌우명 자강불식(自强不息)이 쓰인 액자가 걸려있다.사진=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지역SW진흥기관 명칭이 왜 다른가.

▲법정 기구가 아니기 때문이다. 지역 조례로 설립하다 보니 명칭이 다르다. 이 때문에 지역기관들은 ‘홍길동’이라고 한다. 서자여서 아버지를 아버지로 부르지 못한 홍길동처럼 법적 기구가 아니라는 점을 비유한 것이다. 지역 진흥기관은 지자체장 의지나 의회입장에 따라 운명이 갈릴 수 있다. 일부 지역은 SW진흥 업무를 다른 기관에 통합했다가 다시 분리했다.

-지역SW기업의 글로벌 전략은.

▲지역 진흥기관의 SW진흥대상은 지역기업이다. 지역은 크게 세 가지 유형이 있다. 지역기업과 연계해 프로젝트를 강화하거나 처음부터 글로벌전략을 추진하거나 아니면 글로벌 기업과 연계하는 방안이다. 고양에서는 이런 방식으로 두 기업이 성공해 해외에서 호평이다.

-고양진흥원장으로 어떤 일을 했나.

▲고양시는 신한류 도시다. 진흥원은 다른 지역과 달리 정책기획부라는 부서가 있다. 고양시 산업육성의 싱크탱크로 정책기획과 연구 평가를 담당한다. 창조적 영상관광 도시 구축과 일자리 창출, 방송영상산업 기업생태계 조성에 노력한다.

-좌우명과 취미는.

▲좌우명은 자강불식(自强不息)과 배려다.

김 회장 집무실에는 액자 세 개가 걸려 있다. 하나는 김구 선생 서체로 서산대사의 답설가다. 두 개는 김 회장 선대인 벗인 서예가가 쓴 글씨다. 그 중 하나가 자강불식이다. 등산은 매주 간다. 강화 마니산과 북한산이 단골 코스다.


사진=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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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덕기자 hdle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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