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망경]COP21 협상과 스탠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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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프랑스 파리는 기후변화라는 주제로 지구 역사에 한 획을 긋는 도시가 된다. 지난달 30일 개막한 21차 유엔기후변화협약당사국총회(COP21)는 과거와 다른 성격을 띤다. 신기후체제 출범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온실가스 감축하면 교토의정서를 떠올렸지만 앞으로는 파리와 신기후체제가 대신한다. COP21 개막과 함께 한 특별정상회의에서도 신기후체제 출범 필요성에 강한 공감대가 형성됐고 5일에는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합의문 초안(Paris Outcome)을 도출했다.

COP21은 막바지로 치닫고 있다. 신기후체제 공감대 형성을 넘어 195개국 목소리를 담아낼 합의문 채택을 남겨뒀다. 일정대로라면 법률적 검토를 거쳐 폐막일 11일에는 합의문을 채택해야 한다. 과정은 간단치 않다. 합의문 초안은 36쪽인데 다른 견해를 나열한 괄호 숫자가 900개를 넘는다. 대부분 선진국과 개도국 간 차별화와 온실가스 감축, 재정지원 규모 등에서 나온 이견이다.

지구평균온도를 산업화 이전보다 몇 도 상승으로 억제할 것인지를 두고는 2도와 1.5도로 좁혀져 있지만 몰디브 등이 포함된 군소도서연합(AOSIS) 등은 1.5도 이하를 고집하고 있다. 자발적 온실가스 감축목표(INDC) 국제법적 구속력을 두고도 EU는 찬성하는 반면에 미국은 반대 입장이다. 시장메커니즘 활용 부문에서도 선진국은 찬성하고 개도국은 비시장적 접근을 강조하며 반대하고 있다. 재원조달 문제도 선진국은 민간재원을 조성하자고, 개도국은 공공재원으로 해야 한다고 맞섰다.

국가에 따라 견해가 엇갈려 언제, 어떤 수준으로 협상이 타결될지 예단하기 어렵다. 중요한 건 완전한 선진국도 개도국도 아닌 우리나라 입장이다. 중견국 입장에서 선진·개도국 간 신뢰를 조성하는 현명한 교량자 역할을 해야 한다. 혁신 노하우와 그간 축적한 기후변화 관련 기술로 저탄소 기후체제 탄력 경제를 주도할 기회다.


주문정기자 mjjo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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