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계열사 최고위 임원 9명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간 합병 과정에서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주식을 거래한 혐의로 금융당국의 조사를 받게 됐다.
4일 금융투자업계와 금융당국 등에 따르면 삼성 계열사 최고위 임원들이 지난 4∼5월 제일모직 주식을 대거 매수한 사실이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 모니터링 과정에서 포착됐다.
거래에 연루된 임원은 3∼4개 계열사 소속 9명으로 사장급도 일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매입 시점은 5월 26일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간 합병이 발표되기 직전이다. 거래소는 내부 논의 절차를 거쳐 삼성 임원진 관련 자료를 금융위원회 자본시장조사단에 보냈고 자조단은 이들이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부당이익을 얻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최근 조사에 착수했다.
삼성 임원진은 합병비율 정보를 사전에 알고 더 큰 차익을 얻을 수 있는 제일모직 주식을 사들였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비율은 1대 0.35로 당시 제일모직 주가를 기준으로 산출됐다.
이에 대해 삼성그룹 관계자는 “금융위원회가 해당 회사 임원을 조사하는 것은 맞다”면서도 “조사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삼성 임원이 범죄자처럼 묘사되는 것은 문제”라고 말했다.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