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구진은 거미 머리 다층 나노구조가 생생한 색상을 구현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거미가 오싹한 청색을 띠는 과정을 생체 모방하면 컴퓨터 또는 텔레비전(TV) 화면을 개선할 것으로 기대했다.
캘리포니아대 샌디에고 캠퍼스와 애크론대 공동 연구진은 안료가 아닌 타란툴라 외골격 속 나노구조가 청색을 발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연구진은 타란툴라를 각각 다른 각도로 볼 때도 색상 변화가 없도록 진화됐다는 것을 증명했다.
각도와 관계없이 생생한 색감을 구현하기 때문에, 이를 응용하면 휴대폰이나 TV 시야각을 넓히고 눈부심을 없앨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타란툴라는 구애 기간 이성의 관심을 끌기 위해 생동감 있는 색을 만든다. 반면 시각은 퇴화했기 때문에 이 특성 진화 이유를 규명하려면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타란툴라가 청색을 발해서 얻는 이점은 아직 명확히 규명되지 않았다. 연구진은 그에 앞서 타란툴라 나노구조를 재현할 방법을 연구하는 중이다. 타란툴라 연구는 스크립스해양연구소에서 진행된다.
연구진은 두드러기쑥(ragweed) 꽃가루(花粉) 나노구조 연구결과도 제시했다. 꽃가루를 코팅해 자기 재료로 변환하면 이 입자는 꽃가루 가시성을 조절할 수 있다. 자연과 동일한 방식으로 부착할 수도 있다.
연구진은 이런 디자인이 신개념 추적 기술을 개발할 때 유용할 것으로 기대했다. ‘초분광 이미징 시스템’ 현미경으로 나노구조 형상을 화소 단위로 배열했다. 연구 결과는 과학 저널 ‘사이언스 어드밴시스’ 최근호에 게재됐다.
논문 공동저자 디미트리 디헤인(Dimitri Deheyn)은 “서로 다른 타란툴라에서 생성된 청색은 거의 변화가 없었다”며 “각각 나노구조가 수렴 진화로 자연 선택되는 방식을 관찰했다”고 밝혔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