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나라는 에너지 광물 자원이 턱없이 부족하다. 과학기술 육성과 교육, 그리고 정부 산업지원을 활용한 기술경쟁력 확보 노력이 지금의 대한민국을 세계적 경제 강국 반열에 올려놨다.
하지만 급격한 경제성장 이후 맞닥트린 글로벌 경제 위기 등 대내외 환경 변화 속에서 우리나라 산업은 다시 새로운 형태 성장엔진과 촉매제가 필요하다.
동남권은 1960년대 후반 이후 40여년 동안 기계, 자동차, 조선 등 국가 주력산업 집적지 역할을 해왔다. 산업요소 투입형 경제성장 과정에서 기계, 조선해양플랜트, 항공산업은 높은 경쟁력을 확보하고 우리나라 수출 선봉이라는 핵심 임무를 수행했다.
그와 동시에 지역산업은 세계 경제시장에 편입돼 무한 경쟁 시대로 돌입한 상황이다. 산업의 정보화, 융합화, 창조화라는 세계적 추세 속에 지역이 가진 고유 경쟁력 강화로 새로운 도약이 절실하다.
동남권은 그간 R&D 사업화 부족으로 신산업 활력소를 창출하는 데 애를 먹어 왔다. 지역 산업체는 기술을 혁신할 우수인력 확보에 어려움이 많았다.
동남권 지자체와 공공기관은 문제를 해결하고자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지역산업 육성과 구조고도화 등 지역 창조경제 구현 활동이 그것이다. 대표적으로 기존 미드테크(mid-tech) 위주 지역 산업구조를 하이테크(high-tech)로 전환하려는 정책과 사업을 꼽을 수 있다.
창원 국가산단은 지능형기계 육성으로 구조고도화 및 경쟁력 강화를 도모한다. 동남권 기계산업은 기계융합신소재로, 조선은 해양플랜트로, 항공은 항공우주로 옷을 갈아입고 있다. 또 공공기관 혁신도시 이전으로 새로운 지원 기반이 마련되고 있다. 우수인력이 늘고 공공기관이 지역에 안착하면서 새로운 먹거리 창출 의지도 높다.
이제 중앙정부 주도에서 벗어나 지역이 중심이 되고 중앙 정부가 이를 후원하는, 지역산업 정책과 사업에 새로운 변화를 일으켜야 한다. 지역 산업과 연계된 첨단 파생 기술과 제품 개발, 지역 중심 새로운 아이디어 발굴과 사업화에 지역 산업 육성 초점을 맞춰야 한다.
혁신 주도형 지역산업 육성 정책도 중요하다.
특히 지방 과학 한계 상황을 파악·인지하고 지역 전문화를 향한 선택과 집중 전략을 추진할 시기다. 향후 부가가치 창출은 전력, 기계, 조선해양, 항공 분야 등 기존 주력산업과 정보통신기술(ICT) 융합에 달려있다.
로봇(산업용, 의료용, 애완용), 첨단 CNC를 적용한 공작기계, 신재생에너지 기반 분산전원, 초정밀제어기술과 신소재를 적용한 기계류 등 유망 분야를 적극 육성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기계, 조선, 항공, 전력 분야에 공통 적용할 수 있는 △초정밀 제어기술 △신재생에너지 기술 △시스템 통합 엔지니어링 기술 △신소재 기술 △ICT △산업용 소프트웨어 기술 등에서 핵심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 또 한국전기연구원, 재료연구소, 창원대 등 지역에 소재한 출연연과 대학의 적극적 협업도 요구된다.
전기에너지 분야도 빼놓을 수 없다.
제러미 리프킨은 저서 ‘제3차 산업혁명’에서 전기와 신재생에너지 기반 분산전원이 인류사회에 제3차 산업혁명을 일으킬 것으로 전망했다.
발전소가 집중돼 있는 동남권은 기존 전력망에 다양한 분산전원과 신재생에너지, 마이크로그리드를 결합, 전력 수급을 자유롭게 조절하고 재해 및 재난에 대비할 수 있는 미래형 에너지 공급체계를 장기 계획으로 추진해야 한다.
혁신적 아이디어는 결국 사람에게서 나오고, 그런 사람을 모으는 요소는 주변 생활 여건과 환경이다. 지역의 교육, 문화 등 환경 개선 투자도 지속적으로 이어져야 한다. 잘 갖춰진 인프라 속에서 창의적 연구와 개발이 활발히 이뤄지는 ‘융합기술의 요람’ 동남권을 기대한다.
박경엽 한국전기연구원장 kypark@keri.re.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