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연 입자로 물 속 중금속 분석하는 휴대장비 개발

흑연 입자로 물 속 중금속을 간편하게 검출할 수 있는 휴대용 장비가 개발됐다.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은 ‘그래핀’이 특정 파장에서 빛을 발광하는 원리를 활용해 물 속 유해 중금속 성분을 짧은 시간에 측정하는 휴대용 장비를 국내 처음으로 개발했다고 11일 밝혔다. 그래핀은 탄소원자로 만들어진 벌집 형태 구조를 가진 소재로 연필심에 사용되는 흑연으로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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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핀 기반 중금속 검출기.

중금속 분석 시료로 채취한 액체를 장비 측정판에 몇 방울 떨어뜨리면 내부의 관을 따라 불순물 제거과정을 거치고 그래핀 측정판을 통과하며 중금속 종류에 따른 각각의 DNA와 반응하게 된다. 여기에 단파장(320나노미터) 빛을 비추면 시료에 포함된 중금속 종류와 농도에 따라 검출모니터에 나타나는 빛의 세기가 달라 수중 중금속을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다는 원리다.

장비 개발 연구팀은 그래핀 양자점 발광 성질에서 순수 그래핀 양자점과 그래핀 산화 양자점이 각각 파란색과 초록색으로 발광할 수 있음을 처음으로 규명했다. 이후 초록색으로 발광하는 그래핀 산화 양자점을 이용해 수중 중금속 농도를 정밀하게 검출하는 수질 측정분야에 적용했다.

기존 수중 중금속 측정은 실험실에서 약 하루 정도 소요되는 정밀 측정을 거쳐야 했지만, 이 휴대용 측정 장비를 이용하면 30분 만에 10억분의 1 단위(ppb)까지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다. 또 데스크탑 컴퓨터 크기여서 현장으로 가져가 사용할 수 있다. 가격도 해외에서 들여온 5000만원~1억원 대 고가 분석장비와 비교해 10~20% 수준인 1000만원 이하로 저렴하다.

개발된 분석장비를 수돗물 등 현장 시료에 적용해 수중 카드뮴·구리·납·비소를 측정한 결과, 기존 분석 장비 측정 결과와 비교해 평균 95% 이상 높은 검출 정확도를 보였다.

연구팀은 현재 카드뮴·구리·납·비소 등 4가지 중금속을 검출할 수 있는 그래핀 양자점을 개발했다. 향후 크롬·니켈 등 다른 중금속도 검출할 수 있도록 기술 개발할 계획이다. 이 장비 개발은 한국과학기술원(KAIST) 연구팀(연구책임자 김신현·서태석 교수)에 의해 지난 2012년부터 환경융합신기술개발사업으로 진행됐다.

이종현 환경기술개발단장은 “이번 기술 개발로 환경오염 측정분야 원천 기술을 확보했다”며 “미세먼지·화학사고 방지 등 환경서비스 품질수준 제고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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