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갤S7용 모뎀 통합칩 `엑시노스8` 양산… 첫 독자 설계 CPU 코어 내장

64비트 '모뎀통합칩' 결실...독자 몽구스 CPU코어 사용

삼성전자가 갤럭시S7(가칭)에 탑재할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양산을 시작했다. 이 AP는 모뎀 기능을 하나의 실리콘 다이(Die)에 집적한 통합 칩이다. 독자 설계 중앙처리장치(CPU) 코어도 처음 탑재했다.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 삼성전자 경쟁력이 퀄컴(설계), 인텔(생산)과 견줄 수 있는 수준까지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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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시스템LSI 사업부는 최근 엑시노스8 시리즈(개발코드명 융프라우) AP 테스트를 끝내고 양산에 돌입했다. 이 AP는 내년 초 출시할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7에 탑재할 전망이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는 내부적으로 엑시노스8와 퀄컴 스냅드래곤 820 채택 비중을 조율 중이다.

신제품 엑시노스8 시리즈는 14나노 핀펫(FinFET) 공정으로 생산된다. 가장 큰 특징은 모뎀 기능을 칩 하나에 통합한 것. 삼성전자는 지난해부터 중·보급형 모뎀통합 AP를 고객사로 출하하고 있지만 프리미엄급 AP에 모뎀 기능을 집적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퀄컴 스냅드래곤 820에 대항하기 위한 조치다. 올해 삼성전자 무선사업부가 모뎀 기능이 없는 엑시노스7420을 갤럭시S6, 노트5에 탑재했던 것은 해당 제품이 업계에서 유일한 14나노 공정 제품이었기 때문이다.

조만간 공식 발표될 스냅드래곤820 역시 14나노로 생산한다. 이 제품은 모뎀 기능을 통합하고 있어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로선 차세대 프리미엄 AP에 모뎀 기능을 넣지 않을 수 없었다. AP에 모뎀 기능이 하나로 통합되면 스마트폰 설계를 간소화할 수 있고 칩이 실장되는 기판 면적도 줄이는 것이 가능하다.

엑시노스8 시리즈에 내장하는 모뎀은 3밴드 주파수묶음(CA) 롱텀에벌루션(LTE) 통신을 지원한다. 스냅드래곤 820은 카테고리12(CAT12)급 다운로드(최고 600Mbps)를 지원하는 LTE 모뎀을 내장했다. 엑시노스8 시리즈에도 이와 동등한 수준 모뎀 기능이 탑재될 것으로 전해졌다.

엑시노스8 시리즈에는 삼성전자가 독자 설계한 64비트 ARMv8 아키텍처 기반 CPU 코어(개발코드명 몽구스)도 탑재된다. 삼성전자는 그간 영국 반도체 설계자산(IP) 업체인 ARM의 코어텍스 A 시리즈 CPU 코어를 받아 AP에 그대로 내장했으나 이 제품부터는 자체 코어를 탑재했다. 2년 이상 개발 기간을 거쳐 완성한 삼성전자의 독자 CPU 코어는 다(多)코어 환경에서 고성능, 전력 소모 억제에 초점을 맞췄다.

이 제품은 옥타(8개) 코어 기반이다. 기본 작동 속도가 퀄컴 스냅드래곤 820(2.2㎓) 대비 높으면서도 전력 소모는 최소화했다는 것이 삼성전자 시스템LSI 관계자 설명이다.

박우찬 세종대학교 컴퓨터공학과 교수는 “독자 설계 ARM 모바일 CPU 코어를 내놓는 업체는 현재 퀄컴과 애플 정도밖에 없다”며 “프리미엄급 모뎀 통합 AP를 내놓는 업체는 퀄컴이 유일한데 텍사스인스트루먼츠(TI), ST에릭슨, 브로드컴 같은 업체가 취약한 모뎀 기술 탓에 AP 사업을 포기했다는 점을 생각해 보면 삼성전자 시스템반도체 설계 경쟁력이 업계 톱 수준까지 올라왔다고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여기에 인텔과 견줄 수 있을 정도의 생산 경쟁력까지 갖고 있어 상대적으로 유리한 위치에 설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 평가다.


한주엽기자 powerusr@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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