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가상현실에 빠지다…"내년 상용화 원년, 장기전 대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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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첫 상용 모바일 VR게임 기업 스코넥엔터테인먼트 개발자가 기어VR과 플레이스테이션VR로 모탈블리츠VR 게임 마무리 테스트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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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현실(VR)이 게임을 사로잡았다. 12일 개막하는 세계 게임박람회 지스타에서 역대 최대 규모 콘텐츠를 전시하며 확실한 존재감을 드러낸다.

넥슨, 스마일게이트 등 주요 기업이 콘텐츠 개발에 뛰어들며 내년부터 본격적인 판이 만들어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와 산업계가 장기 플랜을 가동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소니, 엔비디아, 넥슨은 오는 12일부터 15일까지 사흘간 부산 벡스코에서 열리는 지스타2015에서 VR게임, 콘텐츠를 선보인다.

VR는 헤드기어를 쓰고 전후·좌우·상하 360도로 콘텐츠를 감상하는 시스템을 통칭한다. 한국정보화진흥원(NIA)에 따르면 VR 시장은 2020년 3910억달러 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예측된다.

소니는 자사 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PS) 시리즈에 ‘PS VR’라는 브랜드를 따로 만들었다. ‘썸머레슨’ ‘키친’ ‘진삼국무쌍’ ‘하츠네미쿠’ 등 VR 기술을 적용한 게임을 대거 선보인다.

넥슨 역시 자사 대표 게임 ‘메이플스토리’를 VR로 재해석해 전시한다. 넥슨 관계자는 “이용자에게 친숙한 메이플스토리를 VR 게임으로 제공해 색다른 즐거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엔비디아는 총 5개 VR전시관을 운영한다. HTC, 오큘러스 등과 협조해 게임은 물론이고 ‘틸트 브러쉬’ 같은 구글 애플리케이션을 선보인다.

최근 결성한 한국VR산업협회도 지스타에 맞춰 부산에서 첫 컨퍼런스를 열고 콘텐츠 개발 현황을 공유한다.

국내에서 VR 게임 연구개발(R&D)을 하는 곳은 넥슨, 스마일게이트, 네오위즈게임즈, 스코넥엔터테인먼트, 한빛소프트, 로이게임즈 등이다.

MCN(다중채널네트워크) 사업자도 최근 VR 콘텐츠 제작에 뛰어들었다. 아프리카TV는 최현우 마술사와 손잡고 VR로 제작한 방송을 공개한다.

이용자 시점을 최대한 살리는 것이 가능한 1인칭슈팅(FPS)게임이나 스토리가 강조된 공포, 스릴러 장르, 연예시뮬레이션 등이 VR 콘텐츠로 먼저 만들어진다.

VR 콘텐츠 확산 최대 난제는 최적화다. 장시간 플레이하거나 속도감 있는 진행을 살려야하는 게임은 VR에서 어지러움증을 극복해야 한다. 시중에 나와 있는 VR 기기는 대부분 양쪽 렌즈를 통해 사람의 눈에 다른 초점 영상을 보내 입체감을 만든다.

소리 역시 화면에 나온 사물 위치를 파악해 볼륨을 조절하는 방식으로 귀에 전달한다. 쉽게 말해 시각과 청각을 속여 가상공간을 만든다.

최정환 스코넥엔터테인먼트 개발본부장은 “VR 콘텐츠 생명력은 결국 몰입감에서 나온다”며 “시각과 청각을 얼마나 그럴듯하게 속여 가상공간을 만드느냐, 즉 최적화 능력에 따라 개발 경쟁력이 갈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최 본부장은 “국내외를 막론하고 VR에 뛰어든 기업은 최적화, 1인칭 시점 유지 등 핵심 노하우를 쌓아가는 중”이라며 “이 과정에서 새로운 게임 장르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점쳤다.

정부는 VR산업 개화에 맞춰 예산을 늘렸다. 중소 콘텐츠 업계가 성장할 수 있도록 토양을 만든다. 문화체육관광부는 복합게임콘텐츠 예산을 신규 편성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VR산업 지원 예산을 30% 늘렸다.

VR산업 육성은 장기전에 대비해야 한다. 정부 예산을 지속적으로 늘리고 지원방법도 다양해야 한다. 기기, 콘텐츠 등 각 분야에 기업이 긴 안목으로 사업을 진행해야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현대원 VR산업협회장(서강대 교수)은 “국내 VR 콘텐츠, 디바이스 개발력이 글로벌 최고 수준이라고 할 수는 없다”며 “중요한 것은 내년이 VR콘텐츠 상용화 원년이고 앞으로 가능성을 가진 산업으로 커진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현 회장은 “상용 VR 콘텐츠가 얼마나 파급력을 가질지, 당초 기대보다 시장이 작게 형성될지 아직 예측하기 어렵다”며 “정부와 C(콘텐츠), P(플랫폼), N(네크워크), D(디바이스) 생태계 각 부분 기업이 인내심을 갖고 장기 계획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계 VR 산업규모 예측(출처: 한국정보화진흥원)>

세계 VR 산업규모 예측(출처: 한국정보화진흥원)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