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가전유통 시장이 수년간 이어진 정체에서 벗어나고 있다. 블랙프라이데이 효과에 이사·혼수 시즌 특수가 더해지며 지난달 판매량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업계는 판매 호조세를 연말로 이어가기 위해 대규모 판촉행사를 펼치기로 했다.
9일 본지가 단독 입수한 롯데하이마트와 삼성전자판매, LG하이프라자, 전자랜드 4개 가전유통전문회사 판매 동향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10월 국내 주요 가전판매 업체 매출이 전년 대비 6~19%까지 증가했다. 업계는 4개사 매출을 국내 내수 가전시장 55~60%대로 추정한다.
롯데하이마트는 10월 한 달간 3200억원을 판매하며 작년 동기 대비 15% 매출이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자랜드는 430억원 매출로 6% 성장했다.
삼성전자판매(브랜드명 디지털프라자)는 매출 1400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 대비 9% 증가했다. LG하이프라자(LG베스트샵)는 매출 1030억원을 올리며 19% 고성장을 기록했다.
10월 매출이 급증한 것은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 효과가 컸다. 여기에 혼수와 이사 등 계절적 요인이 더해졌다. 교체주기가 도래한 김치냉장고 판매 급증, 요리 열풍에 따른 냉장고 수요 증가 등 긍정적 효과가 복합적으로 더해졌다.
유통업계 고위 관계자는 “10월 매출은 10월 초 진행한 블랙프라이데이 행사 효과로 호조를 보였다”며 “냉장고, 세탁기, 김치냉장고 등 백색가전과 주방, 생활가전 매출이 고르게 늘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최근 부동산 시장에 활기가 돌면서 이사 가전제품 수요도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며 “꾸준하게 아파트 입주가 있는 송도점, 최근 1000여세대가 입주한 경기도 성남 등의 매장매출이 40~60%까지 증가했다”고 덧붙였다.
국내 가전 유통시장은 수년간 정체돼 있었다. 올해도 상반기까지만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여파 등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3분기에 다소 만회했지만 작년과 비슷한 수준에 그쳐 정체기를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10월 매출이 대폭 늘면서 국내 가전 유통시장이 성장을 기록할 것이란 기대감이 커졌다.
10월까지 누적 기준으로 롯데하이마트는 4%, 삼성전자는 3% 성장한 것으로 추산된다. 반면 LG전자와 전자랜드는 각각 4%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가전시장 전체 매출로는 10월부터 소폭 성장세로 돌아섰다.
주요 가전유통 전문업체는 현재 분위기를 이어가기 위해 다양한 판촉행사를 준비 중이다. 롯데하이마트는 지난 6일부터 이달 말까지 ‘2015년 총결산 전국 동시세일’에 돌입했다. 전자랜드도 창립 27주년을 기념해 한 달 동안 전국 동시세일을 진행한다. 삼성전자는 ‘S 골드러시 패밀리 세일’을, LG전자는 ‘LG TV 그랜드 세일’을 11월 한 달간 진행한다.
[표]국내 주요 가전판매전문회사 2015년 10월 실적(단위:억원)
자료:업계 잠정치
권건호·윤희석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