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세계 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 기업도 합종연횡 가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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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상반기 인텔, NXP 등 대형 반도체 기업 간 인수합병이 세계 시장을 달궜다. 최근 반도체 장비기업 램리서치와 KLA-텐코가 합병을 발표하면서 반도체뿐만 아니라 디스플레이 장비 시장에서도 인수합병이 활발해질 것이라는 시각이다.

후방산업인 장비기업은 전방산업의 반도체·디스플레이 제조사 투자에 직접적으로 실적 영향을 받는다. 특히 반도체 산업은 공정 미세화로 기술 난이도가 높아져 제조사뿐만 아니라 장비기업도 첨단 기술 개발에 투입하는 비용과 시간이 계속 늘고 있다.

늘어나는 연구개발 비용도 문제지만 미래 기술을 선도적으로 개발하려면 중장기적인 연구개발 프로젝트를 다수 가동해야 한다. 다양한 시도와 실패를 감당할 수 있는 체력이 절실해진다.

인수합병으로 제품군을 다양화하면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장비 판매 시 협상력을 높일 수 있다. 양사가 보유한 기술력을 적절히 조합하면 새로운 분야에 진출하거나 기존 기술 수준을 높이는 등 시너지도 기대할 수 있다. 이익이 커지면 자연스럽게 연구개발 여력도 커진다. 사업 확대-이익 증가-연구개발로 이어지는 선순환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장비 업계 인수합병은 지난 2013년 9월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AMAT)와 도쿄일렉트론(TEL)이 신호탄을 쐈다. 어플라이드가 290억달러(약 33조370억원) 규모 인수합병을 추진하면서 독보적인 세계 1위 장비 공룡을 꿈꿨으나 여러 국가 반대로 최종 무산됐다. 반도체·디스플레이 분야에 걸쳐 다양한 종류의 장비를 공급하는 양사 특성 상 분야별 독과점이 발생하는데 따른 우려가 컸다.

이달 세계 4위 반도체 장비기업 램리서치가 5위 KLA-텐코(KLA-Tencor)를 인수한다고 발표한 것은 세계 장비시장 지각변동이 가시화된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인수 규모는 약 106억달러(약 12조617억원)다. 종합 반도체 장비기업 램리서치는 검사장비 기업 KLA-텐코를 인수하면 반도체 전공정 장비 제품군을 확장하고 새로운 분야로 진출할 수 있다. 양사 기술을 바탕으로 새로운 분야 진출도 모색할 수 있다.

업계는 세계 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 시장에서 다양한 후속 인수합병 시도가 더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어플라이드가 램리서치를 견제하기 위해 반도체 측정·검사장비 기업인 미국 나노메트릭스를 인수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이외에 루돌프테크놀로지(RTEC), 노바(NVMI), FEIC, 대만의 헤르메스마이크로비전 등도 피인수 가능성이 높은 기업으로 거론됐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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