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월 IBM이 x86 서버 사업을 레노버에 매각한다는 발표 이후 서버 시장에는 적지 않은 변화가 일었다. IBM 인력과 조직을 흡수·통합하는 사이 경쟁사들이 빈틈을 파고들어 선전을 거둔 반면에 IBM 서버 실적은 하락했다. 사업 주체가 달라지는데 대한 시장 불안이 반영된 결과였지만 IBM 서버를 흡수해 규모를 확대하려던 레노버로는 달갑지 않다.
강용남 한국레노버 사장은 “인수 발표 후 2분기 동안 20% 정도 매출 감소가 있었다”고 말했다. 레노버가 전열을 재정비하고 서버 사업 확대에 나섰다. 자신감을 회복하고 본격적 사업 강화에 시동을 건 것이다. 강 사장은 “지금은 인수 발표 시점으로 점유율을 원상회복했다”며 “중·저가 제품군을 확대하고 판매처를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 조사 업체에 따르면 국내 x86 서버 시장에서 레노버는 올 1·2분기 각각 15.4%, 13.2% 점유율을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 17.7%에서 3분기 후인 4분기 7.4%로 떨어진 걸 감안하면 올 들어 회복을 많이 한 셈이다.
강 사장은 중국산 제품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개선된 것으로 분석했다. 제품 경쟁력을 인정받는 것도 원인이다. 최근 레노버가 자체 브랜드 제품을 국내 출시할 수 있었던 배경이다. 레노버는 지난달 말 ‘씽크서버’ 5종을 출시했다. 레노버 최초 자체 브랜드 제품이다.
강 사장은 “씽크서버는 엔트리·미드레인지(중·저가) 시장을 타깃으로 한 서버”라며 “하이엔드 시장에 중점을 둔 IBM 서버에 신제품을 라인업으로 추가, 포트폴리오를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이달 1일 조직 개편도 단행했다. 총판·리셀러 영업을 담당하던 채널영업본부를 기업영업본부로 통합했다. 서버·스토리지·솔루션팀에 서비스·기술지원 인력을 합쳐 엔터프라이즈사업본부로 확대했다. 기업 대상 엔터프라이즈 사업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
강 사장은 “레노버는 중국에서 대형 인터넷 업체와 협력해 기술력을 강화했다”며 “원가절감과 효율성을 높이는 ‘볼륨경제’가 뛰어나 단기간 내 의미 있는 성과를 보여주겠다”고 강조했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