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사 참석을 위해 도착한 미국은 충격이었다. 수년 전, ‘IT 강국’ 한국에서 온 이에게 느린 인터넷과 도심 지하철에서 쓸 수 없는 휴대폰 환경이 충격이었다면 지금은 전혀 새로운 모습이었다.
미국을 잇는 국제선과 국내선 비행기 대부분에서 와이파이를 사용할 수 있다. 개인 화면이 없는 좌석에서는 승객이 가진 스마트폰으로 바로 항공사에서 제공하는 무료 영화 등을 바로 볼 수 있다.
무엇보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스타트업에서 갓 개발한 기술이 생활 곳곳에 적용돼 있다는 점이다. 항공기 승무원은 모두 아이폰을 들고 음료 등을 서빙했다. 유료 음료가 일반화된 미국에서 신용카드 결제를 위해서다. 아이폰 케이스에 카드를 긁으면 바로 결제가 가능하다. 택시에서도 스타트업 스퀘어가 개발한 동글로 스마트폰에 바로 신용카드를 긁고 영수증은 승객 이메일 주소로 즉시 전송한다.
스타벅스에는 테이블마다 무선충전기가 있고 방송에서는 핀테크 서비스 광고가 나왔다. 웰스파고은행은 아직 한국에는 없는 문자(SMS)계좌 전송 서비스를 보여줬다. 남녀노소 모두 쉽게 사용하는 모습이 방송에 등장했다. 웰스파고 핀테크이노베이션랩이 협력 스타트업과 함께 개발한 기술이다.
분명 우리나라는 미국보다 평균 인터넷 다운로드, 업로드 속도가 빠르다. 이동통신망 체감 속도 역시 마찬가지다. 이 밖에 앞서 있는 부분이 많다. 그러나 급변하는 IT를 생활에 적용하고 시장 수요를 만드는 속도는 IT 수도라 말하는 한국보다 미국이 빨랐다.
스타트업이 개발한 혁신 기술을 생활 곳곳에서 바로 사용하는 모습은 충격이었다. 기술을 개발한 스타트업은 곧바로 서비스에 적용돼 결과물을 얻었다. 기존 서비스 기업은 새 기술을 응용해 신제품을 출시할 수 있는 시너지를 창출했다.
혁신이 가능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스타트업 창업을 지원하는 것 이외에 회사가 자생할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나라가 ‘IT 강국’ 자리를 지키기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돌아볼 때다.
샌프란시스코(미국)=
김창욱기자 monocl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