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내수 침체해도 세계 반도체 시장 영향 미미”

중국 경기 침체가 세계 반도체 시장 위축을 야기할 것으로 우려하지만 실제로 중국 현지 경기보다 선진국 경제 영향이 더 크다는 분석이 나왔다. 반도체가 중국 내수시장 둔화 영향을 가장 적게 받는 수출 산업이라는 주장이다.

14일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개막한 국제반도체대전 ‘반도체 시장 동향 세미나’에서 신현준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경기 변화에 따른 반도체 시장 변화를 이같이 전망했다. 업계는 중국이 내수침체로 반도체 수입량을 줄이면 전체 시장이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를 제기해왔다.

신현준 연구원은 “중국 원유 수입액 추이는 현지 구매관리지수(PMI)나 국내총생산(GDP)과 상관성이 높지만 반도체 수입액은 상관성이 낮다”며 “오히려 미국 PMI와 중국 반도체 수입액 상관관계가 가장 높다”고 설명했다.

신 연구원은 “글로벌 IT 수요 변동에 미치는 영향력이 아직은 미국 등 선진국 시장 중심”이라며 “중국 반도체 수입량은 선진국 경제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고 덧붙였다.

신 연구원은 중국 경제 부진이 세계 반도체 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간접적이라고 일축했다. 글로벌 GDP와 반도체 시장 상관계수는 지난 2010년부터 2014년까지 0.92로 높은 상관관계를 가졌고 2015년부터 2019년까지 상관계수 전망치는 0.98에 달한다. 중국 내수 경제 둔화가 전체 반도체 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수출 산업 중 최저 수준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우리나라 대중국 반도체 수출은 매월 성장했다. 지난 8월 누적 기준으로 대중국 수출 비중은 62.6%를 기록해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신현준 연구원은 중국이 내수 시장 침체를 겪지만 현지 팹리스(반도체설계)와 파운드리(반도체위탁생산) 기업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팹리스 기업 성장세가 증가하고 있다.

그는 “세계 반도체 산업 중 팹리스 비중은 2000년 9%에 불과했으나 2010년 24.1%, 2014년 30.3%까지 증가했다”며 “종합반도체(IDM)보다 팹리스 기업 성장률이 더 높아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중국 팹리스 성장세는 가장 눈길을 끈다. 지난해 세계 상위 50개 팹리스 중 9개가 중국 기업이고 대만까지 합치면 중화권 기업이 총 16개에 달한다. 지난해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한 상위 5개 기업은 하이실리콘(중국, 53%), 엘리트세미컨덕터(대만, 41%), 스프레드트럼(중국, 33%), 실리콘모션(대만, 28%) 노바텍(대만, 28%)으로 모두 중화권이다.

하지만 첨단 기술 장벽이 높아 당분간 중국 반도체 시장은 한국에 여전히 큰 기회로 작용할 전망이다.

신 연구원은 “중국 파운드리 기업 SMIC는 세계 1위와 비교하면 약 2년 기술 격차가 있고 20나노급 공정을 보유했지만 실제 생산량은 미미하다”며 “미세공정 수익성 차이가 큰데다 선두 기업들이 첨단 미세공정을 빠르게 대량 양산하고 있어 후발주자인 중국이 빠르게 따라잡기는 힘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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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반도체 대중국 수출 비중 추이 (자료=한국무역협회, LIG투자증권)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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