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금융투자회사가 자기자본 내에서 기업에 자금을 빌려주거나, 비상장 주식시장을 개설할 수 있게 된다. 중소·벤처기업 기업금융 업무를 전문으로 하는 중기 특화 증권사가 지정되고 전문투자자 자격 취득 요건도 대폭 완화된다.
금융위원회는 14일 금융개혁회의를 비롯한 전문가, 업계 의견 등을 수용해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하는 ‘금융투자업 경쟁력 강화 방안’을 마련해 관련법 개정을 거쳐 시행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금융위는 우선 종합금융투자사의 실물자금 공급 기능이 강화될 수 있도록 기업 신용공여 한도를 자기자본 100%로 확대하고, 지급보증 한도를 기업 신용공여 한도에서 분리하기로 했다.
현재 종합금융투자사는 기업 신용공여를 비롯해 주로 개인을 대상으로 하는 신용융자, 예탁증권담보대출 등까지 합산해 자기자본 100% 이내에서만 신용공여를 할 수 있다. 올해 6월 말 현재 종합금융투자사 기업 신용공여 규모는 2조7000억원으로 18조3000억원에 달하는 자기자본 15% 수준이다.
이와 함께 종합금융투자사가 비상장주식을 고객과 직접 매매하거나 내부 시스템을 통해 매수·매도자를 직접 중개하는 업무를 할 수 있도록 내년 2분기까지 자본시장법을 개정하기로 했다. 내년 1분기까지 상장주식에 대해 다수의 대량 주문을 접수하고 이를 거래소에서 형성된 가격을 이용해 체결시키는 비경쟁매매 시장 개설도 허용하기로 했다.
금융위는 기업금융 기능 강화와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는 대형 증권사 육성을 목표로 2013년에 NH투자증권, KDB대우증권,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현대증권 등 자기자본 3조원이 넘는 5곳을 종합금융투자사업자로 지정한 바 있다.
아울러 종합금융투자사 만기 1년 이내 신용공여에 대한 건전성 규제 부담도 은행 수준으로 덜어주고 점진적으로 중장기 대출 여건을 개선하기로 했다.
종합금융투자사 기업 신용공여 한도 증액 방안 등을 담은 자본시장법 개정안은 의원입법으로 발의된 상태로 이르면 연말이나 내년에 개정될 전망이다.
지급보증 업무, 건전성 규제 합리화 등은 내년 1∼2분기 중에 관련 법령이나 규정 개정을 거쳐 시행될 예정이다.
금융위는 중소·벤처기업 금융에 특화된 중소형 증권사 육성을 위해 ‘중소기업 특화 증권사’ 지정제도를 관련 규정 개정 등을 거쳐 내년 1분기 이후 도입키로 했다.
중기 특화 증권사는 정책금융기관과 연계해 영업기회를 얻고, 성장사다리펀드와 증권금융을 통해 자금을 지원받는다. 민관 합동위원회가 중기 특화 증권사를 지정하고, 매년 지정 유지 여부를 판단한다.
금융위는 내년 1분기까지 개인과 일반법인 전문투자자 자격 취득 요건을 대폭 완화해 전문투자자 범위도 확대하기로 했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