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차전지 원료 ‘전해질’ 수요 증가로 공급 비상…가격 급등 예상

이차전지 핵심 소재 ‘전해질’ 공급에 비상이 걸렸다. 전기버스·자동차와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중대형 수요가 증가하면서 공급 부족 현상이 가시화됐다. 최근 ‘폭스바겐’ 스캔들 이후 전기차 수요가 증가할 것이란 기대와 함께 관련소재 시장 동반성장도 예상된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전해질 시장 수요가 분기마다 30% 수준으로 증가하고 있다. 전해질은 이차전지 전해액에 들어가는 핵심 소재다. 지난해만 하더라도 세계적으로 공급 과잉이라 관련 생산업계가 설비 증설 계획을 중단하거나 감축해 왔다. 하지만 올해 들어 이차전지 시장이 크게 확대되면서 최근 공급부족 현상으로 치달았다.

업계 관계자는 “올 5월부터 수요가 증가하기 시작해 올 4분기 쇼티지(공급부족)가 올 것으로 예상된다”며 “현재 세계 주요 생산 업체가 풀 케파(전체 생산능력)로 제품을 생산하고 있는 상황인데도 물량 공급이 힘겨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가격도 오를 전망이다. 지난해엔 킬로그램(㎏)당 전해질 가격은 2만원대 밑으로 떨어졌으나 올해 들어 다시 상승세를 타면서 현재 평균 2만원대 초반으로 올랐다. 연말을 기점으로 급등해 30% 가까이 상승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 분석이다.

이차전지 시장은 중국이 성장 견인 역할을 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전기버스 보급 확대에 전략적으로 나서면서 성장세가 가파르다.

국내는 후성이 유일하게 전해질 핵심소재 ‘육불화인산리튬(LipF6)’을 독점 생산하고 있다. 후성은 전해질 관련 핵심 원천기술은 물론이고 양산기술까지 모두 갖추고 있다. 이 회사는 200톤 생산을 시작으로 매년 단계적 증설을 통해 현재 2000톤 규모 생산시설을 갖췄다. 일본 스텔라 칸도덴카(2600톤)에 이어 세계 두 번째 생산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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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서 유일하게 생산하고 있는 후성의 리튬이차 이온전지용 전해질 `육불화인산리튬(LiPF6)`.

주요 고객은 LG화학과 삼성SDI다. 올해 이들 고객사 수요 증가로 매출도 증가했다. 올 상반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66억3700만원을 달성, 전년 동기 대비 흑자 전환했다. 매출은 1017억5800만원으로 6.12% 증가했다. 내년부터 삼성SDI가 폭스바겐에도 자동차배터리를 공급할 예정이라 이와 관련한 후성의 전해질 매출 상승도 기대된다.

후성 관계자는 “수요 변동폭이 커서 현재로선 추가 생산 증설 계획이 없다”면서도 “다만 공급부족 현상이 내년 초까지 지속된다면 증설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차전지 시장 수요 증가가 점진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일부 국내 대기업에선 관련 소재인 전해질 시장 진출도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이미 다수 중국 업체가 뛰어든 상황이라 후발주자로서 경쟁력 확보가 쉽지 않다는 게 전문가 의견이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