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사이트]김상철 한글과컴퓨터 회장

모든 산업 기반은 사람이다. 소프트웨어(SW)도 마찬가지다. 많은 사람이 SW사업 성공 키워드로 ‘인재’를 제시한다. 그러나 성공 사례는 많지 않다. 인재를 단순 스펙에만 기댔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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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철 한글과컴퓨터 회장은 조금 다른 방법론을 제시했다. 같은 인재라도 어떻게 활용하는지가 성공을 좌우한다는 지적이다.

“사람을 키우는 방법은 두 가지 있습니다. 많은 사람 가운데 진짜 보석같은 사람을 찾아내는 것. 그리고 교육을 통한 양성입니다. 어떤 사람이든 회사에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뛰어난 사람의 인적 요소를 극대화하는 시스템이 더 중요합니다.”

남다른 인재가 프로젝트와 사업을 잘 이끌어갈 수 있다. 그러나 한 사람으로는 부족하다. 회사 전체 시스템이 우수 인재를 키우고 다룰 수 있어야 한다.

김 회장은 “보석도 평범한 조직에서는 위화감을 조성한다”며 “특정 분야에서 제 가치를 발휘하지 못하는 사람도 허다하다”고 말했다. 결국 핵심은 적재적소로 역량을 극대화시키는 방법뿐이다.

최근 한컴 행보가 남다른 것도 이 때문일까. 김 회장이 한컴을 인수한 2010년 이후 18분기 연속 최대 실적을 경신한다. 400억원대 매출을 최근 800억원까지 끌어올린 데는 김 회장의 인재 활용법이 주효했다. 매년 매출액 대비 30% 수준을 연구개발(R&D)에 투자하고 4년간 270여명을 신규 채용한 부분은 오히려 눈에 띄지 않을 정도다. 그는 “직원 스타트업 창업을 적극 지원해 도전 정신을 기르고 있다”며 “원하는 프로젝트를 책임감 있게 이끌어가도록 회사 전체가 도와주는 셈”이라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직원이 아이디어를 실제 사업으로 인큐베이팅하도록 지원한다. 바로 ‘아이디어크래프트’라는 사업 아이디어 경진대회다. 아이디어 수준에 머물렀던 신 사업 아이템을 실제 사업화하도록 한컴 그룹이 지원한다. 핀테크·음성인식통번역·클라우드 등 최근 한컴이 진출한 분야 역시 모두 직원 아이디어에서 나왔다. 김 회장은 신사업 인재를 양성해 자회사로 독립시키며 빠른 사업 확장에 힘을 보탰다.

“임직원 각자가 새로운 길을 닦는데 최적의 방법입니다. 각 사람마다 역량 차이가 있듯이 기업을 성장시키는 방법도 다양합니다. 이를 존중하려면 시스템이 잘 갖춰져야 합니다. 권위주의로는 절대 성공할 수 없습니다. ‘이 사람이 괜찮은 사람이구나’ 판단하려면 지속적으로 소통하면서 투자해야 합니다. 역량에 맞는 업무를 준다면 성공 확률을 높일 수 있습니다.”

사업 확장이 곧 성공으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 ‘10개 투자해 1개 성공해도 대박’이라는 스타트업 투자인 만큼 위험이 크다. 이 위험을 상쇄시키는 우산이 필요하다.

김 회장은 ‘한글과컴퓨터’ 스스로가 우산임을 자처한다. 김 회장은 “한컴 브랜드 자체가 스타트업을 안정적으로 뒷받침하는 커다란 자산”이라며 “한컴에 소속됐다는 안정감을 통해 도전 정신이 실패하지 않도록 지원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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