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SW 중요성은 각종 지표로 쉽게 확인할 수 있다.
SW산업은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분야다. 지난해 SW산업 규모는 전년보다 2.6% 늘었다.
전체산업 GDP 성장기여율도 1.2%를 기록했다.
지난 2011년부터 2013년까지 지표와 비교하면 다소 감소했지만 성장을 지속하고 GDP 성장에도 일조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SW산업은 수출 효자 종목이다. 지난 2010년 3억3000만 달러에서 지난해 26억4000만 달러로 수직 상승했다.
이 뿐만 아니다. 세계 SW시장은 반도체 시장의 3.0배, 휴대폰 시장의 2.7배로 규모가 크다.
대한민국이 직면한 저성장, 일자리 부족, 신성장 동력 부재를 타개하기 위한 유일한 돌파구이자 탈출구가 SW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정부가 ‘SW중심사회’를 선언한 이후 SW의 산업적·경제적 가치가 제대로 평가되기 시작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정보통신기술(ICT) 강국을 넘어 SW 강국으로 가기 위한 분위기가 조성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부 의지가 강력하고 SW산업계 의욕이 남다른 만큼 기대해도 좋을 듯하다. 그간의 성과에 만족할 게 아니라 진정한 SW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선 이전과는 새로움을 지속적으로 추구해야 한다.
무엇보다 SW산업 특성을 제대로 이해해야 한다. SW산업은 국경을 넘나드는 열려 있는 시장이다. 승자독식의 시장이다. 세계 시장에서 1등이 아니면 살아남을 수 없는 게 SW다. 전사자원관리(ERP) 분야에선 독일 SAP가, DBMS 분야에선 미국 오라클이 세계 시장 맹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우리나라 SW가 SAP 혹은 오라클처럼 세계 시장을 장악한 사례는 없다. 우리나라가 SW 글로벌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는 의미다. 핵심은 기업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있기에 우리나라 전자산업은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SW산업도 마찬가지다. 세계적 SW기업 배출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 SW 전문가들은 “SW산업 정책은 통상적인 중소기업 지원 정책과 달리 특화된 정책이 필요하다”고 한 목소리를 낸다. 한국경영정보학회는 “무차별적 보호보다 우수·전문화된 SW기업 육성이 중요하다”고 방향성을 제시했다. 얼마나 많은 SW기업을 육성하는 가가 중요한 게 아니라 세계적 SW 기업을 만드는 데 정책의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주문했다.
세계적 SW 기업을 만들기 위한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게 골자다. 이들은 당장 정부가 공공 시장에서 수요를 창출, SW 기업의 역량을 높일 수 있는 기반 조성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지난 2012년 3조원(3조904억원)을 돌파한 공공정보화 예산은 2015년에도 3조원(3조8125억원) 수준으로 사실상 제자리 걸음이다. SW 기업 관계자는 “명목상으로는 공공정보화 예산이 증가했지만 예산 증가를 체감하지 못하는 게 현실”이라고 개탄했다.
공공정보화 증가로 SW 인프라가 늘고 유지보수도 증가하고 업그레이드 수요가 증대하지만 늘어난 예산이 이를 상쇄하지 못한다는 설명이다. 일각에선 SW 기업이 본연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공공 시장이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한다.
공공 수요 확대가 중요한 건 민간 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당장에 공공 정보화 예산을 늘리기 어렵겠지만 정부가 공공정보화 예산에 대해 새롭게 인식해야 한다는 주문이 잇따르고 있다.
이와 동시에 SW시장의 구조적 문제 개선도 지속해야 할 과제 중 하나다. 미래부가 불합리한 규제 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법·제도 따로, 현실 따로인 경우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실질적 규제 개선이 아닌 구호로 그친다면 SW 중심사회는 정부만의 정책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지적이 상당하다.
SW 기업은 법·제도, 현실 따로따로 대표 사례로 SW과업변경 대가지급을 거론한다. SW 기업은 당초 정부가 낙찰 차액을 활용해 SW과업변경 대가를 지급할 수 있도록 제도를 마련하자 상당한 기대감을 가졌다. 이전에 받지 못한 SW과업변경 대가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현실은 딴 판이라고 불만을 터뜨렸다. 발주기관마다 SW과업변경 정의와 해석이 제각각이라는 것이다. 정부가 SW과업변경 대가 지급 제도를 만든 것에 만족할 게 아니라 SW과업변경에 대한 추상적 정의와 해석을 보다 구체적으로 적시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정부가 정책 지속성을 스스로 평가· 관리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요구도 상당하다. 전문가들은 SW중심사회 전략과 정책이 성공하느냐 관건은 지속성이라고 말했다. 정부 정책에 대한 평가·관리시스템이 수반돼지 않으면 효과가 반감될 수밖에 없고 실효성을 거두기 어려울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SW 기업인들은 “그동안 SW 정책이 부재해 SW산업이 발전하지 않은 것이 아니다”라며 “정책이 제대로 운영되고 있는지 사후 평가를 거쳐 보완, 개선하는 후속 작업이 절대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SW중심사회를 모토로 내건 현 정부가 과거 정부와 같은 과오를 반복하지 말라는 주문이자 기대다.
◇ ‘SW중심사회’ 성과는
미래창조과학부는 2013년 4월 출범 이후 SW정책 모토를 ‘SW중심사회’로 설정했다.
미래부는 2013년 10월 SW혁신전략에 이어 지난해 7월 SW중심사회 실현 전략, 올해 1월 SW중심사회 확산 방안을 잇따라 발표, SW중심사회로의 도약을 가속화하고 있다.
이에 앞서 SW정책기반 강화를 위해 SW정책관을 신설하고 정책연구 기능 강화를 위해 SW정책연구소도 개소했다. 민간의 애로사항 해결과 정책 체감도 향상을 위해 미래부 2차관을 팀장으로 하는 SW 서비스 TF도 가동 중이다.
SW융합클러스터와 SW불공정 행위 모니터링단 SW 영향평가제도, 발주기술지원센터 등도 SW중심사회를 실현하기 위한 조치다.
‘SW중심사회’ 실천 전략이 구체화된 이후 SW산업에 대한 인식이 긍정적으로 변했고 SW산업의 불합리한 규제가 개선돼 SW 제값주기가 이뤄지고 있다.
SW경쟁력 제고와 SW융합 신산업에서도 나름의 성과도 분명하다. 경제성장과 혁신 해법으로 SW 중요성이 증대되고 있는 가운데 SW산업에 대한 인식이 긍정적으로 변화됐다.
미래유망직종 가능성과 사회적 기여도, 중요성 인식 등 SW비전에 대한 사회적 인식도가 지난 2012년 50점에서 지난해 64.2점으로 향상됐다.
SW산업 종사자 근로여건도 이전과 달라졌다. 미래부에 따르면 SW산업 종사자의 월 평균 임금(417만원)이 전 산업 근로자 임금수준보다 23.5%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SW직종의 총 근로시간(월평균 161.9시간)은 전 산업 근로자 근로시간보다 8.6% 적었다.
기술평가 중심 계약제도, 원격지 개발, 공공SW 지식재산권 공동소유 확대 등 종전 SW 성장 발목을 잡는 불합리한 규제도 일소됐다.
지난 4월에는 SW영향평가제도가 도입돼 공공 SW사업의 민간시장 침해방지를 위한 안전판도 마련됐다. 미래부는 2016년 추진 예정인 115개 공공 SW사업을 검토, 26개에 대해 사업재검토 권고를, 80개에 실행 시 유의를 권고했다.
공공 SW사업의 공공기관별 법·제도 준수율을 공개, 정부업무평가 지표반영 등을 통해 공공기관의 SW 제값주기도 독려하고 있다.
공공기관의 SW법·제도 준수율은 지난 2012년 90.6%에서 93.3%(2013년), 96.4%(2014년)로 높아지고 있다.
지난 5월부터 1222억원 규모 51개 공공 SW사업을 대상으로 제값주기 시범 사업도 추진 중이다.
한국SW산업협회가 54개 회원사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SW사업대가 상향 조정과 상용SW유지보수 요율 상향 등이 가장 큰 성과로 평가됐다.
SW 전반에 대한 인식과 법·제도 개선, 규제 혁파는 SW 성장에도 일조하고 있다. 지난해 SW수출은 53억3000만 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SW창업기업 숫자도 전년보다 5.0% 늘었다.
SW정책연구소가 798개 SW 기업을 조사한 결과 SW기업 영업이익률도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SW 기업 가치도 반전했다. 지난 2008년부터 2012년까지 SW산업 주가지수는 연평균 4.4% 감소했다. 하지만 2013년부터 2015년 연평균 14.0%가 증가했다.
SW 스타트업은 미래 성장가치를 인정받아 인수합병(M&A)과 VC투자 유치를 통해 대규모 자금을 조달, 성공 사례를 만들고 있다.
클라우드와 사물인터넷 등 SW신산업도 성장궤도에 진입했다.
클라우드와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SW기업 매출이 지난 2013년에 비해 각각 33.6%, 33.9%, 22.5% 증가했다.
SW에 대한 긍정적·희망적 분위기 확산으로 미래를 겨냥한 준비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SW학과 입학정원, 재학생 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SW 입학정원과 SW학과 재학생은 지난 2012년보다 각각 7.2%, 7.0%가 늘었다. 오는 2018년부터 초등학교, 중학교 정규교과과정에 SW교육이 의무화되는 만큼 이 같은 추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공공 정보화 예산
SW산업 GDP 성장 기여율(단위 :%) (전년 대비)
SW산업 수출 추이(단위 :억달러)
세계 SW 시장 규모 (단위 : 억 달러)
SW제값주기
SW제도 개선
SW산업 성장 추이(2014년 기준)
SW 융합 신시장 성장
SW학과 입학정원·재학생 수
김원배기자 adolf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