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ICT 해외시장 조성의 패러다임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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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여년간 우리나라가 추진해온 정보통신기술(ICT) 정책은 국가사회 전반의 효율화와 생산성 향상을 주도했다. 정부 주도의 적극적인 정보화 정책 추진으로 세계적 수준의 ICT 인프라를 조기에 구축할 수 있었다.

이 결과 빠르고 간편하게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게 되면서 ICT가 우리 삶에 밀접하게 내재화됐으며, 언제 어디서나 시간과 장소에 구애 없이 모바일로 쇼핑과 업무 처리를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우리나라 ICT는 단순히 생산성과 효율성 향상 도구에서 나아가 신성장동력과 가치 창출 원동력 역할을 하고 있다. 천연자원 하나 없이도 우리나라를 ICT 리더로 가능하게 하고, 지속 발전시킬 수 있는 가능성과 미래 시장을 선도할 수 있게 만든 것이다.

우리나라가 ICT를 선도하지만 언어가 다르고 시스템이 다른 해외시장에 대중소 모든 기업이 경쟁력 있게 진출하지 못한 점은 아쉽다. 삼성, LG와 같은 대기업은 세계 시장에서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지만 중소·중견기업은 여의치 않은 것이 현실이다.

서비스나 제품 기술을 갖춘 중소·중견기업이 해외 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통신환경과 커뮤니케이션 문화가 제각각인 해외 시장 수요에 최적화된 상품이 제공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 젊고 역동적인 소비층을 앞세워 급성장 중인 아세안 시장은 2G 혹은 3G에서 4G통신 환경으로 도약을 준비하면서 그 나라 환경에 최적화된 인프라와 콘텐츠는 물론이고 다양한 IoT, 빅 데이터, 핀테크 분야로 발전을 모색하고 있다.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KAIT)는 해외 주요 통신사·협력사 등과 오랫동안 비즈니스 네트워크를 축적해 오며, 이들의 비즈니스 요구를 맞춰줄 국내 파트너를 찾는 수요가 적지 않음을 파악하고 있었다. 이런 해외 수요에 대응하고자 자체 네트워크를 활용해 작년에는 22개국 135개 해외 통신사를 초청했고, 이들 수요에 대응할 검증되고 역량 있는 국내 기업을 모아 ‘글로벌 ICT 파트너십 프로그램’ 프로젝트를 10회 이상 진행해 왔다. 그 결과 프로그램으로 작년에만 1억달러가 넘는 계약 성과를 거두었다.

성공적인 프로그램 수행 요인을 살펴보자. 대부분의 수출전시회나 상담회는 ‘공급자인 국내 기업 상품에 맞는’ 해외 파트너를 행사에 맞춰 찾아 왔다. 그러나 글로벌 ICT 파트너십 프로그램은 ‘상시적으로 해외 파트너들의 구체적 상품 수요를 파악하고 그에 적합한 국내 기업을 찾는’ 역발상 방식을 적용했다.

이 과정에서 수요자도 공급자도 자신에게 맞는 파트너들을 더욱 정교하게 찾을 수 있었다. 과거에는 동대문시장이 동일한 옷 수천벌을 제작해 대량으로 저렴하게 팔았지만 지금은 디자인과 품질 위주로 수십벌만 제작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이같이 이제는 수요자 중심 소량다품종으로, B2C에서 B2B로 패러다임 변화가 이루어지고 있다.

혹자는 ICT 제품이나 서비스에 중국 저가공세를 우려하고 있지만 최근 품질저하로 심각한 문제를 노출하면서 국제 ICT 시장에서 한계를 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글로벌 ICT 파트너십 프로그램 성과를 기반으로 아세안 시장뿐 아니라 아프리카, 남미, 동유럽 등 시장 수요를 동시에 파악 중이다.

아울러 이런 파트너십 프로그램을 집대성하는 행사로 올 11월에는 ‘커넥트W’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오는 11월 19일부터 21일까지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개최될 예정이며, 세계 90여 통신사와 협력사, IT서비스 업체를 초청해 시장 참여자에게 가장 만족도 높은 ICT 비즈니스 장터를 만들 계획이다. 이미 해외시장 진출사업은 상당한 시장경쟁력을 갖고 있으며, 새로운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앞으로 해외시장을 바라보는 방식의 목표를 조정할 필요가 있으며, 나아가 새로운 해외시장 진출을 위한 분위기를 조성해야 할 것이다.

김승건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 본부장 trust@kai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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