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발탁

‘발탁(拔擢)’은 여러 사람 중에 한 사람을 뽑는다는 뜻이다. 주로 능력이 탁월하고 잠재력이 큰 인사를 특정 자리에 임명하는 의미가 강하다. 발탁 인사는 기존 체제에 반하는 그 속성상 항상 기대와 우려가 함께 따라다니게 마련이다.

최근 국내 자동차 산업계에도 기대와 우려 섞인 시선을 동시에 받는 곳이 있다. 바로 자동차부품연구원(이하 자부연)이다. 자부연은 1990년 출범 이후 처음으로 내부 연구원 출신 김병수 원장이 취임했다. 그동안 한 차례도 빠짐없이 자동차 산업 주무부처 인사가 원장을 맡았던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내부 발탁이다. 자부연 원장 선임이 주목받은 배경은 3월부터 진행된 공모 절차가 두 번이나 무산되면서 외풍과 내홍이 만만치 않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혼선을 불식시키고 자부연을 안정시켜야 한다는 업계 염원이 내부 발탁으로 기울었다.

자부연은 새로운 도전에 나서야 한다. 중소·중견업체는 물론이고 대기업 계열 부품업체도 힘들어 하는 차세대 자동차 기술 연구개발을 지원하는 역할이다. 내연기관 효율 향상, 친환경차 개발, IT 융합을 통한 커넥티드카 및 자율주행차 연구 등은 국내 자동차 부품업계 생사가 달린 과제다. 산학연을 망라한 업계 간 유기적인 협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국내 유일 자동차 부품 전문 연구기관인 자부연이 조력자 역할을 해야 한다.

우려도 만만치 않다. 지금까지 주로 정부 과제에 의존해 왔던 자부연을 혁신하기에 내부 출신 원장의 내외부 장악력이 약한 것 아니냐는 걱정이 하나다. 주무부처와 협업이 원활치 못할 것이라는 소리도 나온다. 자부연 원장 선임 과정에서 허송세월한 6개월은 치열한 글로벌 기술 경쟁 속에서 짧은 시간이 아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이 같은 우려를 불식시키고 자부연을 이끌고 때로는 밀어주며 자동차 부품 산업 생태계를 살려야 한다.


양종석기자 jsy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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