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기침체와 LED시장 개화가 예상보다 늦어져 광주 LED업계 주름살이 깊어가고 있다.
지난해 말 법인세와 부가세 납부 시기가 돌아오면서 우려했던 폐업사례가 속출, 체감위기가 가중되고 있다. 현재 20곳이 넘는 LED업체가 문을 닫았다.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인 곳도 수십곳에 달한다. 문제는 마땅한 대책이 없다는 점이다.
광주시 LED산업 현황에 따르면 지역 LED업체 141곳 가운데 절반이 넘는 79개사가 매출 5억원 미만의 영세기업이다. 고용인원이 5명이 안 되는 곳이 전체 66%인 95개사에 달한다.
지역 LED업계 매출도 하향세다. 지난 2011년 1조3072억원에서 2013년 1조1479억원, 지난해 9914억원으로 해마다 줄고 있다.
지난해 LED 조달 계약에서도 1억원 이상 실적을 올린 기업은 네오마루와 이노셈코리아, 프로맥LED, 이온나이스, 케이엘텍, 휴먼라이텍에 그쳤다.
고효율에너지 기자재 인증과 지식재산권 등 R&D 투자가 제때 이뤄지지 않아 LED 조달자격이 제한되는 등 악순환도 반복됐다. 자본력과 기술력이 부족한 영세기업이 많다 보니 단순조립 위주로 사업을 운영하다 한계상황을 맞이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광통신기업 A사와 광기술원 입주기업 B사, 태양조명 제조기업 C사 등은 자금난을 이기지 못하고 부도처리됐다. LED 형광체 제조사인 D사도 선진국 신제품 출시로 매출이 크게 줄었다. E사는 LED사업부로 아예 수도권으로 이전했다.
전문가들은 광주 LED업계 위기를 정부예산 축소와 원천기술 미확보, 중국 거센 추격 등에서 찾고 있다. 공공 분야 LED조명 보급도 기대치를 밑돌고 있다. 산업부 조사결과 2013년 LED 교체목표는 40%였지만 교체실적은 22.9%에 그쳤다.
상황이 심각하게 흘러가자 해당 지자체와 지원기관에 비상이 걸렸다. 대책 마련 때문이다.
광주시는 우선 공공시설물 LED 보급 확대를 추진하기로 했다. 가로등, 보안등 의무설치와 대중소기업 협력체계 구축으로 공동 판로개척을 지원할 계획이다. 또 광통신부품, LED 보급 협동조합 설립 지원, 국내외 메이저 기업 유치도 추진한다.
한국광기술원은 올해 39억원을 들여 LED 융합산업 허브 기반구축과 수요자연계형 LED 조명산업 글로벌사업화를 지원한다.
한국광산업진흥회는 예산 17억원을 확보해 광산업해외마케팅지원과 국제광산업전시회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서남지역본부는 OLED 조명기술 클러스터사업에 24억원을 지원한다. 광주테크노파크도 LED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2억원을 확보했다.
한 LED제조기업 사장은 “그동안 정부과제에만 매달린 일부 업체는 온실 속 화초같이 경쟁력을 잃어 스스로 위기를 맞았다”며 “‘선택과 집중’으로 기술력과 차별화된 아이디어를 보유한 업체를 지원하는 육성 시스템을 갖춰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류용빈 광주시 경제산업국장은 “단순 조립 위주 LED 영세기업이 많다 보니 구조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지역업체와 릴레이 간담회를 열어 기술개발, 시험인증, 마케팅 등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지원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시 LED산업 현황 / 자료:광주시>
광주=서인주기자 sij@etnews.com